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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은 ‘탄소’를 얼마나 저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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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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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국립공원 22곳 탄소저장량 연구결과
우리나라 한해 배출량 절반 남짓 저장
동일면적 기준 일반 산림 2배 이상
후속연구 통해 대기 중 탄소 흡수 성능 규명 필요
최근 무등산국립공원 장불재∼백마능선∼안양산 구간에 산철쭉과 철쭉이 만개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뉴스1

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주말 나들이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전국 국립공원 22곳입니다. 서울·경기 지역의 북한산, 강원 지역의 설악산·오대산, 충북의 속리산·월악산 등 전국에 흩어져 있는 국립공원에서 5월의 자연을 만끽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그걸 아시나요?

 

이들 국립공원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동일 면적 기준으로 우리나라 일반 산림의 2배 이상 많은 탄소를 저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세기 내 전 지구적인 재난을 몰고 올 지구온난화 현상의 주범이라는 그 탄소가 국립공원에 대량으로 저장돼 있다는 겁니다. 

 

물론 정확히 따지자면 온난화 현상의 원인이 되는 건 ‘대기 중 탄소’입니다. 국립공원 내 나무와 땅에 갇힌 탄소와는 다른 겁니다. 그런데 탄소 저장고로서의 국립공원이 기후위기 대응 문제에 있어서 주목받을 수 있는 건 바로 이런 차이 때문이기도 합니다. 국립공원이 효율 높은 탄소 저장고라면, 자연스레 흡수·저장하는 대기 중 탄소량도 그에 비례해 크지 않을까 하는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국립공원 탄소저장량, 우리나라 한해 배출량 절반 수준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우리나라 국립공원 22곳 내 육상생태계 중 산림 지역 대상으로 식생권·토양권 탄소저장량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가 담긴 ‘국립공원 생태계부문 탄소저장량 평가(육상생태계)’ 보고서에 따르면 국립공원 22곳의 탄소저장량은 무려 3억3700만tCO₂eq(이산화탄소환산량)이나 되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 중 식생권 저장량이 2억1900만tCO₂eq, 토양권은 1억2800만tCO₂eq이었습니다.

 

이게 얼마나 많은 양인가를 체감하려면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확인해보면 됩니다. 가장 최근 집계인 2019년 우리나라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7억140만tCO₂eq였습니다. 우리나라가 한해 내뿜는 양의 절반 남짓한 탄소가 국립공원이라는 저장고에 들어 있는 셈이 되는 겁니다.

 

다른 기준점으로는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도 참고해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계획을 실천 중인 가운데 우리나라도 이전보다 강화된 내용을 담은 2030 NDC를 지난해 말 국제사회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거기에 보면 우리나라는 2018년(7억2760만tCO₂eq) 대비 2억9100만tCO₂eq을 줄여 2030년에는 배출량을 4억3660만tCO₂eq으로 맞추겠다는 약속을 해놓았습니다. 

 

이제 국립공원이라는 탄소 저장고의 용량이 얼마나 큰 건지 느껴지시나요? 국립공원 22곳의 탄소저장량은 우리나라의 2030년 목표 배출량 대비 77% 정도, 목표 감축량과 비교하면 약 116%가 되는 겁니다.

 

국립공원 22곳의 탄소저장량을 1㏊당 수치로 보면 898.8tCO₂eq였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산림 전체의 1㏊당 탄소저장량 472.7tCO₂eq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인 수준입니다. 보고서는 이런 차이에 대해 “국립공원 산림생태계가 일반 산림에 비해 수목의 크기와 생육밀도가 높고, 이에 따른 낙엽·낙지(떨어진 가지) 생산량 역시 많아 토양권을 포함한 산림생태계 전반의 탄소저장량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국립공원 중 가장 큰 탄소 저장고는 지리산국립공원이었습니다. 이곳은 총 탄소저장량이 4700만tCO₂eq으로 조사됐습니다. 설악산국립공원도 탄소저장량이 3600만tCO₂eq으로 측정돼 두 번째로 저장량이 많은 국립공원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동일 면적 기준으로 보면 한라산국립공원이 1㏊당 1237tCO₂eq로 가장 성능 좋은 탄소 저장고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환경단체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CO₂(이산화탄소)라는 글씨에 불을 피우며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용량은 큰데…대기 중 탄소 ‘흡수’ 성능은 어떨까

 

이번 조사는 탄소 저장고로서의 국립공원 22곳 용량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실제 국립공원이 수행하는 기후위기 대응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지난 뒤의 탄소 저장량을 다시 조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거기서 확인되는 저장량의 증·감분을 알아야 국립공원이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하는 양을 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탄소흡수·저장량 모니터링 차원에서)본 연구 결과가 베이스라인이 될 수 있다”며 “5년 단위 반복조사를 통해 탄소흡수량을 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국립공원의 탄소흡수량을 과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를 하나 더 얻게 되는 셈입니다. 실제 국립공원과 같은 보호지역 자연·생태계의 탄소저장·흡수 기능에 주목하는 대책으로서 ‘자연기반해법(NbS)’는 국제사회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이는 자연·생태계 본연의 회복력에 기반을 둬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접근방식입니다. 구체적으로 보호지역의 확대와 정책개선, 재원 증대 자체가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 기능을 강화한다는 인식이 여기선 강조됩니다. 

 

다만 이런 접근이 ‘만능’이 아니란 건 여러분도 쉬이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국립공원이라는 탄소 저장고를 식생권과 토양권으로 나눌 때, 토양권이 많은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 건 맞지만 새로 흡수하는 양의 경우 미미한 게 현실입니다. 더욱이 토양미생물의 호흡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토양에 대해 ‘흡수원’이 아닌 ‘배출원’으로 분류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보고서는 이런 부분에 대해 “국립공원 육상생태계 탄소흡수량 산정 시 수목에 의한 이산화탄소 흡수량뿐만 아니라 토양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에 대한 고민과 검토가 필요하다”며 “비록 국립공원의 탄소흡수량이 기대보다 줄어든다 할지라도, 이런 접근방식을 통해 보호지역 내 자연·생태계 고유의 탄소흡수·배출량 평가체계를 정립해야 한다”고 덧붙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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