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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로 바뀌는 과일지도… 70년 뒤 사과 재배지 사라질 위기 [농어촌이 미래다-그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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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06 01:00:00 수정 : 2022-05-05 20: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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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6대 과일 생산지 변화 예측

사과 재배지 672만㏊→ 2090년 4000㏊ 급감
배·복숭아도 축소… 강원 일부서만 수확
기후변화 맞는 재배기술·품종 보급 필요

단감·감귤은 중부·강원 해안서도 생산
수출·가공품 개발 통해 소비 유도 모색
식량작물도 큰 변화… “적극적 대응 필요”
경북 지역에서 사과를 키우는 한 농민이 사과를 수확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우리나라 사과 재배가능 지역은 50년 후에는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농촌진흥청 제공

우리나라 과일 재배지도가 바뀌고 있다. 지구온난화 영향이다. ‘국민 과일’인 사과의 경우 앞으로 재배 가능한 지역이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상태가 유지된다면 50년 뒤에는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하다는 예측이다. 반면 대표적 아열대 과일인 감귤은 제주를 넘어 남해안 일대와 강원도 해안가까지 재배지가 확대될 전망이다.

과일뿐만 아니다. 쌀·콩·옥수수 등 식량 작물도 기후변화로 인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식인 쌀의 경우 향후 80년 안에 25% 이상 수확량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진흥청은 최신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반영해 6대 과일(사과·배·복숭아·포도·단감·감귤)의 재배지 변화 관측 결과를 발표했다. 농진청은 이번 관측을 위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0년에 발표한 기후변화 시나리오(SSP5-8.5)를 활용했다.

연구진이 이들 6대 과일의 총 재배가능지(재배에 적합한 땅과 재배가 가능한 땅을 합한 것)를 2090년까지 10년 단위로 예측한 결과, 사과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과거 30년(1981∼2010년) 기후 조건과 비교하면 2070년대에는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사과는 2020년 42만2000t이 생산될 정도로 주요 과수작물로 꼽힌다. 비교적 서늘한 기온에서 품질과 생육이 양호한 ‘호냉성’ 작물로 분류된다. 하지만 현재 재배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조건 하에 기후변화 시나리오(SSP5)를 적용하면 재배적지와 재배가능지 모두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과의 총 재배가능지는 과거 30년에는 672만400㏊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2030년대 246만8000㏊ △2050년대 83만2000㏊ △2070년대 10만6000㏊ △2090년대 4000㏊로 줄어들 전망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사과의 경우 온난화에 따라 작기가 빨라질 뿐 아니라, 고온에서 착색이 용이한 신품종으로 재배시스템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후변화가 계속되면 고품질 사과 생산을 위한 고온 적응성 품종 육성 및 고온 대응 재배법 개발 등 빠른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배와 복숭아는 2030년대까지 재배지가 늘어나다가 이후 줄어들며 2090년대에는 역시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재배면적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포도 역시 2070년대 들어서는 재배가능지가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30년대에는 경기와 충청, 전북, 경북 등 중부지역이 재배적지였지만, 2070년에는 강원도 산간지역이 재배에 적합한 지역이 될 전망이다.

반면, 단감은 산간 지역을 제외한 중부내륙 전역으로 재배지가 확대될 전망이다. 감귤 역시 재배 한계선이 남해안과 강원도 해안지역으로 상승할 것으로 관측됐다.

농진청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농업환경에 맞는 ‘작물별 재배지 변동 예측 지도’를 개발했다. 이번 자료는 농진청 과수생육·품질관리시스템 누리집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지원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은 “온난화로 고품질 과일을 생산할 수 있는 재배적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맞는 품종과 재배법을 보급하겠다”라며 “재배지 증가 작물의 경우에는 수출·가공품 개발 등을 통해 소비 확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과일뿐만 아니라 식량작물도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 벼의 경우 온도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해 수확량과 품질 모두 크게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90년대에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25% 이상의 수확량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콩의 재배 가능기간 및 지역은 점차 확대된다. 콩 생육일수는 2091∼2100년대까지 전국 평균 4일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육기간이 긴 강원 산간 지역의 단축 정도가 가장 클 것이란 관측이다.

감자의 경우에는 계절마다 상황이 다르다. 봄감자는 2060∼2090년대 10%가량 수량이 늘어나는 반면, 여름감자는 같은 기간 30% 이상 수확량 피해가 예상된다. 가을감자도 10% 이상 피해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농진청은 기후변화에 따른 작물의 생산성과 품질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후 적응형 품종을 육성하고 권역별로 알맞은 작목을 배치하고 있다. 고온 조건에 대응하는 재배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미래 생산성 변동 상황 예측과 기상재해 조기경보 시스템 개발 등 기후변화 대응 대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로 새롭게 재배 가능한 작물을 개발하기 위해 열대 아열대 작물 52종(2020년 기준)을 도입해 적응성을 시험 중이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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