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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국민 스포츠 프로야구, 구름 관중 꽃피울까 [S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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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4-23 13:00:00 수정 : 2022-04-23 13:12:17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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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6개 구단 시작… 현재 10개
평균 몸값 1215만원→1억6765만원

美에 ‘7-3’ 대승 2006 WBC 등 여파
원년 관중 144만→2017년 800만명
코로나 탓 급감… 2022년 평균 6741명
“이벤트 등 서비스·지원 확대 시급해”
관중석을 가득 메운 야구 팬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젊은이에게는 낭만을, 국민들에게는 여가 선용을”이라는 모토와 함께 1982년 화려하게 출범한 프로야구가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프로야구가 개막하는 봄이면 야구장엔 매진 행렬이 이어졌고, 포스트시즌이 열리는 가을에는 티켓 전쟁이 벌어질 정도로 야구는 명실상부한 국민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스타플레이어 탄생과 국제대회 우수한 성적은 프로야구 인기를 끌어올렸고, 치맥과 응원가 등 새로운 문화창조에 영향을 주며 우리 사회에 없어서 안될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KPSA)가 올해 2만94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조사에서 프로야구에 관심을 보인 비율은 84.6%에 달했다. 이어 △여자배구 77.7% △남자배구 77.4% △프로축구 76.8% △남자농구 71.5% △여자농구 60.3% 순이었다. 국내 리그 경기를 30분 이상 시청한 경험에 대한 질문에서도 야구(74.5%)는 프로축구(40.1%), 여자배구(33.4%), 남자농구(19.2%)를 제치고 압도적인 차이로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야구장을 찾는 발길이 줄면서다.

 

◆프로야구 외형 얼마나 커졌나

 

프로야구는 40년 동안 꾸준히 성장했다. 원년인 1982년 MBC 청룡과 삼미 슈퍼스타즈 등 모두 6개 구단이 참가한 이후 1986년 빙그레 이글스,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가 각각 창단하면서 8개 팀 체제로 운영됐다. 이후 몇몇 구단 주인이 바뀌는 등의 변동이 있었지만, 2013년 NC 다이노스와 2015년 KT 위즈가 프로야구에 가세하면서 10개 구단 경쟁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팀이 늘어나면서 경기 수도 많아졌다. 리그 초기 팀당 80경기씩 모두 240경기를 치렀지만, 10개 팀이 경쟁하기 시작한 2015년부터 팀당 144경기씩 모두 720게임으로 확대됐다. 프로야구 선수 숫자도 원년 144명에서 올해 528명으로 증가했다. 선수 몸값은 평균 1215만원에서 올해 1억6765만원으로 1280%나 치솟았다. 최고연봉자를 기준으로 하면 인상률은 3만3650%에 달한다. 1982년 최고연봉은 2400만원을 받는 OB 박철순이었고, 올해는 SSG 김광현이 81억원(4년 151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김광현이 올 한 해에 받는 연봉은 신세계 최고임원 등이 받는 기본급(18억3200만원)보다 최소 4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40주년을 맞은 프로야구에서 족적을 남긴 선수들의 모습. 각 구단 제공

◆팬들의 사랑에 성장한 프로야구

 

프로스포츠에도 경제논리가 작동한다. 야구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선수들 몸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는 국민스포츠라는 명성에 걸맞게 큰 인기를 누렸다. 6개 팀으로 운영된 원년에는 관중 143만8768명이 들어섰고, 2017년에는 처음으로 800만이 넘는 팬들이 야구장을 찾을 만큼 성장했다.

LA다저스 시절의 박찬호 모습. AP뉴시스

위기가 없던 것은 아니다. 박찬호가 LA다저스에서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한 1997년 프로야구 관중 수는 390만2966명으로 줄었고, 이듬해인 1998년 IMF 외환위기까지 겹치면서 263만9119명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프로야구는 국제대회 성적을 앞세워 부활하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거가 총출동한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은 데릭 지터나 켄 그리피 주니어,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가 즐비한 미국을 7-3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구기종목 금메달을 안기면서 야구 인기는 다시 불타올랐다.

◆위기설 나오는 프로야구… 왜?

 

지속될 것 같았던 야구 인기는 다소 시들해진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관중 입장이 제한된 채 시즌이 치러지면서 2020년 32만8317명만 야구장을 찾았고 지난해에는 122만8489명 팬들이 경기장에 들어서는 데 그쳤다. 코로나19가 끝나면 팬들 발길이 다시 야구장으로 향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지만 분위기는 심각하다. 14일 열린 키움과 NC 경기에서는 774명만 들어서는 등 올 시즌 치러진 78경기 평균 관중은 6741명 수준이다. 특히 한국갤럽 조사에서 프로야구에 대한 20대 관심도가 2013년 44%에서 18%로 낮아진 점이 우려스럽다. 허구연 KBO 총재가 취임 일성으로 위기를 언급한 뒤 “2030을 아우르는 MZ 위원회를 창설해야 한다”고 약속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시상대에 오르는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 뉴시스

KPSA는 프로야구 팬들이 사인회 같은 선수참여 이벤트(18.6%)나 상품 증정 같은 구단 이벤트(18.3%), 팬 소통(15.8%) 등의 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야구 커뮤니티 등에서는 포털뉴스 댓글이 막혀 선수나 언론과 소통이 차단됐다는 목소리와 선수들이 잦은 구설에 휘말리면서 프로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정치적, 행정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한화는 1964년 개장한 야구장을 여전히 사용 중이다. 야구역사를 전시하기로 약속했던 야구박물관 사업도 지지부진하다.

 

KBO는 일단 야구 인기가 어떻게, 얼마나 하락했는지 명확하게 확인한 뒤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KBO 관계자는 “각 구단과 살펴본 결과 아직 코로나19로 인해 경기장을 찾기 부담스러워하는 팬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시청률이나 모바일 접속자 등 추이를 유심히 지켜보면서 팬들이 어떻게 야구를 바라보고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BO가 정규시즌 개막을 5월 5일로 확정한 2020년 4월21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선수들이 무관중 연습경기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야구 본고장 미국에서도 야구 인기 하락에 대한 우려가 크다. 21일 열린 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 2703명 관중이 입장했다. 이는 1980년 9월10일 텍사스 레인저스전(2443명) 이후 42년 만에 나온 홈 최소관중 기록이다. MLB에서는 위기 탈출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밀워키 브루어스는 원정경기가 열리는 금요일 오후 5시부터 선수 13명이 특정 술집 등을 지정해 모두 계산해주는 이벤트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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