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평균 5번 이상 방문한 셈
1976년 아시아 최초 사파리 오픈
꽃축제 열고 야간 개장 문화 개척
‘캐리비안베이’ 핫플레이스로 우뚝
비대면 일상 속 발빠른 디지털 도입
놀이기구 스마트 줄서기 앱 큰 호응
‘튤립 NFT’ 330개 발행해 완판도

1976년 4월 ‘용인 자연농원’이란 이름으로 문을 연 에버랜드는 올해로 개장 46주년을 맞았다. 에버랜드는 사파리월드(1976년), 장미축제(1985년), 눈썰매장(1988년), 워터파크 캐리비안 베이(1996년) 등 다양한 레저시설을 선보이며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 테마파크의 역사를 이끌어 왔다. 글로벌 테마파크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의 직격탄을 맞은 와중에도 에버랜드는 전체 휴장 없이 비대면·디지털 콘텐츠를 강화하며 내실을 다졌다.
◆동식물부터 워터파크, 야간개장까지 신개념 구축
19일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에 따르면 1976년 개장부터 올해 4월 현재까지 에버랜드 누적 방문객 수는 2억6000만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전 국민이 평균 5번 넘게 에버랜드를 방문한 셈이다.
에버랜드는 1976년 개장 당시 아시아 최초로 사파리를 도입했다. 아프리카 초원을 테마로 한 공간에 사자를 자연 방사하고, 손님들이 차량을 타고 직접 방사장 안으로 들어가는 ‘사파리월드’가 시초였다. 이후 ‘호랑이 사파리’(1980년) ‘곰 사파리’(1990년) ‘초식 사파리’(2010년) 등 다양한 사파리를 선보였고, 2013년에는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 밸리’가 추가됐다.
우리나라에서 꽃을 매개로 한 여가와 야간개장 문화를 처음 개척한 곳도 에버랜드다. 1985년 6월 ‘장미 축제’를 선보인 데 이어 튤립 축제(1992년), 국화 축제(1993년) 등이 크게 성공하며 국내 70여개 꽂 축제의 시발점이 되는 동시에 국내 조경산업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2년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됐지만, 국내에서는 야간에 여가를 즐긴다는 개념 자체가 전무한 실정이었다. 에버랜드는 장미 축제와 함께 야간개장을 시작하며 가족 단위나 연인들이 밤에도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을 만들었고, 당시 자동차 보급이 확산되는 추세와 맞물려 큰 인기를 끌었다.
에버랜드는 개장 20주년을 맞은 1996년 문을 연 ‘캐리비안 베이’로 우리나라에 워터파크 문화를 처음 소개하기도 했다. 기존 수영장과 달리 인공 파도풀과 해변, 서핑 라이드 등 대형 물놀이 시설을 갖추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여름철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차별화된 축제와 엔터테인먼트 시설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 2005년 세계 테마파크협회로부터 퍼레이드 대상을 수상했고, 몽키밸리(2008년), 초식 사파리(2010년) 같은 체험형 콘텐츠를 확대했다. 국내 최초의 나무 롤러코스터 티 익스프레스(2008년)를 도입하고, 사파리 버스를 트램으로 전면 교체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 기술·고객참여 혁신으로 매일 새로운 공간
코로나19로 테마파크를 찾는 인구는 감소했지만, 에버랜드는 디지털 기술과 고객 참여 혁신 등을 통해 ‘매일매일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비대면 트렌드에 맞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스마트 줄서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더 이상 긴 줄을 설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앱에서 원하는 놀이기구를 예약해두면 운영상황과 대기인원 변동 등 정보를 반영해 탑승 가능시간을 실시간 업데이트해주고, 탑승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알람까지 해준다.
올해는 튤립 축제 30주년을 기념해 국내 테마파크 최초로 ‘튤립 NFT(대체불가능한 토큰)’ 11종 330개를 발행했다. 1990년대 탄생했던 에버랜드 캐릭터 ‘튤리’를 소환해 젊은 작가들과 협업한 결과 예술성과 희소성을 모두 갖춘 NFT 아트가 제작됐다. 발행한 작품은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매일 15초 만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에버랜드는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인 플레이댑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올해 상반기 중 ‘에버랜드 메타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가상의 놀이공간 ‘플레이댑 랜드’에 구축되는 에버랜드 메타버스에는 40여종의 에버랜드 인기 어트랙션과 공연, 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가 실제와 동일하게 조성될 예정이다.
에버랜드는 고객 직접 참여 요소와 외부와의 협업을 통한 차별적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핼러윈 쇼커스 단원 모집’ 챌린지 캠페인을 진행해 300여명의 고객이 참여했다. 댄스, 노래, 묘기 등을 영상으로 올리면, 선물을 증정하고 일부 수상자는 에버랜드 핼러윈 특별공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했다. 고객들이 보유한 에버랜드 굿즈를 선보이는 ‘에버굿즈 자랑대회’도 개최했다. 자연농원 당시 발매한 공중전화카드부터 1990년대 캐릭터 인형과 장난감 등을 포함해 다양한 사진과 영상 400여개가 출품됐고, 올해 초에는 그 중에서 애정도, 다양성, 희귀성 등을 바탕으로 우수상 15명을 선정해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구독자 64만명에 달하는 에버랜드 유튜브는 아기 판다, 한국호랑이 등 동물 관련 콘텐츠로 막강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ZCC(Zoo Creator Club)이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인 유튜버들에게 촬영 협조와 활동비를 제공하고, 우수 영상은 에버랜드 채널 재생목록에 추가하는 등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에버랜드에서는 엑소의 세훈, 강다니엘 등 인기 아이돌의 생일 축하 메시지를 파크에 게시하거나 매일 밤 방탄소년단이 등장하는 세계 유일의 멀티미디어쇼 ‘오버 더 유니버스’ 공연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아이돌 관련 콘텐츠들도 선보이고 있다.
시끌벅적한 테마파크에서 힐링과 휴식을 찾을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하고 있다. 에버랜드의 ‘포레스트 캠프’는 에버랜드가 지난 반세기 동안 향수산 일대에 가꿔 온 명품 숲인 ‘더 숲 신원리’의 트레킹 코스가 시작되는 지점으로, 약 9만㎡ 규모의 자연 생태 체험장이다. 34만여 나무와 꽃들이 자태를 뽐내는 숲속에 탁 트인 잔디광장과 벤치, 비치체어 등 휴식공간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에버랜드는 포레스트 캠프에서 프라이빗한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하루 입장인원도 소규모로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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