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 대량번식… 되레 대기근 초래
中, 20일째 상하이 봉쇄 주민 고통
덩샤오핑의 실용주의 절실한 시점
“인민의 곡식을 없애는 해로운 새를 없애라.”
중국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한 마디로 대표되는 ‘참새 대박멸 운동’은 1955년부터 시작됐다. 중국이 농업 생산량 확대 운동을 펼치던 시기다. 마오쩌둥은 참새가 곡식 낟알을 먹어 피해가 발생한다는 농민들의 얘기를 듣고 참새를 포함해 쥐, 파리, 모기 4가지 해충을 박멸하는 ‘제사해운동(除四害運動)’을 펴기로 했다.
관영 매체와 학자들의 칭송이 이어졌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자연과 맞서 싸우고 정복하기 위한 위대한 역사적 투쟁’이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시인이자 과학원장이었던 궈모뤄(郭沫若)는 ‘참새를 저주한다’는 제목의 시에서 ‘수천년간 범죄를 저지른 너희를 오늘 모두 숙청한다’고 읊었다.
참새 박멸 운동은 대약진운동이 벌어진 1958년 본격화했다. 어른은 총을, 아이는 새총으로 참새를 겨냥했다. 새 둥지도 철거됐다. 1958년 11월까지 19억6000만마리의 참새가 잡혔다. ‘참새 학살’이 자행된 것이다.
수천만명이 굶어 죽는 결과로 이어졌다. 인과응보였다. 천적 참새가 없어지자 진짜 해충들이 대량으로 번식해 곡식을 갉아먹었다. 1958년부터 1960년까지 3년간 대기근으로 1000만명 넘게 굶어 죽은 것으로 발표됐다. 실제 사망자는 4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큰 문제는 참새 박멸 운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마오쩌둥이 깨닫지 못했다는 것이다. 조류학자나 생물학자 등이 초기부터 참새의 유익한 점을 들어 ‘참새 자체가 아닌 참새의 피해를 줄일 것’을 강조했지만 마오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대기근을 겪은 1960년이 돼서야 이들의 의견이 반영돼 4대 해충에서 참새가 빠질 수 있었다.
조류학자 정쭤신(鄭作新), 생물학자 주시(朱洗) 등은 이성적이고 과학적 판단을 통해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았지만, 문화대혁명(1966∼1976년) 기간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 정쭤신은 참새를 이용해 소란을 피우고, 위대한 지도자를 반대했다는 이유 등으로 박해를 받았다. 1962년 암으로 사망한 주시는 비석이 부서지고, 무덤이 파헤쳐졌다. 문화혁명이 끝난 1970년대 후반이 돼서 이들의 명예는 회복된다.
60년이 흐른 중국에서 과거의 일이 반복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구 2500만명의 도시 상하이(上海)가 20일 넘게 봉쇄되는 등 현재 중국 45개 도시에서 약 4억명이 일종의 격리 상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인구 1100만명의 도시 우한(武漢) 봉쇄 때는 코로나19를 잘 모르기에 그랬다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전혀 변하질 않았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장기집권을 위한 치적을 쌓기 위해 마오 시대의 ‘참새 박멸’과 같은 정치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곡물 생산 확대란 본질은 잊고 참새 소탕에 나선 것처럼 감염자 숫자를 줄이는 데만 매몰됐다. 직간접적인 인적, 물적 피해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본질임을 잊었다.
한 사람이 나오면 아파트 단지를, 여러 명이 나오면 한 지역을, 더 늘어나면 한 도시를 봉쇄한다. 명확한 기준도 없다. 코로나19 감염보다 오히려 격리에 대한 공포가 더 커진다.
거주지에선 나오지 못해 식료품조차 구하지 못했다. 병원에서 방역 규정을 따져 환자가 진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 예고 없는 봉쇄로 도로가 막히고 공장이 멈췄다.
제로코로나를 위해 터무니없는 방법을 사용하는 중국 관리들을 풍자하는 ‘귀를 제로(0)로 막고 있다’는 뜻의 ‘옌이다오링(掩耳到零)’이라는 말도 유행하고 있다.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엄이도령(掩耳盜鈴)’에서 따온 말이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은 과학적이고 정밀하게 ‘역동적 제로 코로나’(動態淸零·둥타이칭링)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한다. 관영 매체들도 최고의 대응이라고 연일 선전하고 있다.
비판하는 주장은 묻힌다. 상하이 제2 군사대학병원인 창정병원의 부원장을 지낸 무샤오후이(繆曉輝)는 최근 웨이보에 “14억 인구를 잘못된 길로 이끌지 말고 감염자의 자택 격리를 허용해야 한다”고 과학적인 접근을 주장했지만 글은 바로 삭제됐다. 참새 소탕에 나선 마오쩌둥이 아닌 백묘흑묘론을 설파한 덩샤오핑(鄧小平)의 실용주의가 중국에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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