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이 김재원·유영하·홍준표(가나다 순) 3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남은 기간 후보간 단일화와 합종연횡, TV토론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탈락한 후보들의 지지세가 경선 주자 3명 중 어디로 향할지도 관심이다.
14일 뉴스1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대구시장 경선 후보자를 발표했다.
8명의 후보가 몰려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대구시장 경선은 김재원 전 최고위원, 유영하 변호사, 홍준표 의원 등 3명으로 압축됐다.
김행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대변인은 "본선 경쟁력 순으로 뽑았다.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검사 출신으로 17·19·20대 3선 의원이다.
2007년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의 경선룰 협상 대리인, 검증대리인, 대변인을 맡는 등 '친박(親 박근혜)계'로 분류된다.
지난해 6월 국민의힘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이후 대구시장에 출마하면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유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꼽힌다.
국정농단으로 법정에 선 박 전 대통령을 변호했으며, 박 전 대통령이 수감 시절 유일하게 접견을 허용한 인사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아 지지 선언을 하면서 대구시장 선거 최대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홍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 당시 2030세대를 중심으로 높은 지지를 얻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대구 수성구을에 지역구를 둔 5선 의원으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 자유한국당 19대 대통령 후보, 35~36대 경남도지사를 지냈다.
정치권은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1강 2중' 구도를 형성했던 이들의 경선 관전 포인트로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들고 있다.
그간 여론조사에서 대체적으로 홍 의원이 높은 지지율을 보였지만, 김 전 최고위원과 유 변호사간의 이른바 '친박 단일화'가 실현된다면 대구시장 경선 선거전은 '홍 의원 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승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본격적인 대구시장 경쟁구도가 확립된 상태에서 박 전 대통령의 추가적인 메시지나 액션이 나온다면 판을 흔들 만하다"며 "홍 의원이 1강을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반홍(反 홍준표) 연대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경선 후보자 발표에 앞서 탈락한 후보들간에 '반홍' 연대 구축을 위한 움직임이 있기도 했다.
예선에서 컷오프된 김형기 경북대 명예교수가 탈락자 발표에 앞서 유 변호사 지지 선언을 한 것처럼, 남은 기간 탈락 후보들의 경선 후보자에 대한 지지 선언이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처음으로 열리는 TV 토론도 변수다.
대선과 마찬가지로 후보자의 정책이나 역량 등을 유권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각 캠프는 토론회 준비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호감을 갖고 있는 후보가 토론에서 실언을 하거나 정책 이해도가 낮게 평가되면 표심이 급격히 이탈할 수 있다"며 "TV 토론이 사실상 승부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광역단체장 경선에서 1회 이상 TV 토론을 필수적으로 열어야 하고,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토론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확정한 만큼 토론은 경선 기간(16~20일) 중 열릴 것으로 보인다.
광역단체장 경선은 당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 50%, 전 국민 여론조사를 50% 비율로 반영해 합산한다. 경선 투표와 여론조사는 21~22일 진행되며, 최종 후보는 23일 확정·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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