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저작권청(US Copyright Office)이 인공지능(AI)에 의해 창작된 미술작품의 저작권 등록을 거절하는 최종 결정을 내려 국제사회에서 큰 화제가 됐다. 저작권의 보호 대상인 저작물은 개인이든 법인이든 반드시 ‘인간’에 의한 창작물이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AI 시대에도 ‘창작자’로서 인간의 독점적 지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저작권위원회(위원장 최병구)가 펴내는 월간 ‘저작권문화’ 4월호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지난 2018년 AI 분야의 저명한 과학자 스테판 탈러 박사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그해 11월 3일 탈러 박사는 이른바 ‘창작기계(Creativity Machine)’라는 이름의 AI가 만든 미술작품의 저작권 등록을 저작권청에 신청했다. 해당 작품은 AI의 컴퓨터 알고리즘에 의해 자율적으로 창작된 것이란 이유를 들었다.
처음에 저작권청은 ‘인간 저작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신청을 반려했다. 그러자 탈러 박사는 인간 창작자 요건 자체가 잘못이고 위헌적 규정이라며 재심사를 청구했다. 거의 3년여 만에 인간 저작자 요건에 관한 저작권청의 최종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저작권청은 먼저 미국 연방대법원 판례를 샅샅이 분석했다. 대법원은 특정 사진이 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아닌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저작자를 단호하게 ‘인간(Human)’으로 표현하면서 “인간 저작자 요건은 헌법에 의한 요구”라고 판시했다. 하급심 법원 판례들 중에도 사람 아닌 원숭이가 우연히 찍은 사진에 대한 저작권 보호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사안이 있었다.
저작권청은 헌법과 법률을 고치고 또 새로 만들 권한을 지닌 연방의회 쪽 자료도 낱낱이 살펴봤다. 의회 보고서 가운데 “저작권 보호 대상인 저작물의 자격은 창작에 사용된 장치가 아니라 작품이 제작될 때 인간의 창조적 노력이 조금이라도 있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는 내용이 눈에 띄었다. AI는 ‘창작에 사용된 장치’일 뿐 ‘창작자’ 그 자체는 될 수 없다는 뜻이다.
결국 저작권청은 “저작권법은 인간 지성의 창작적 능력에 기초한 지적 노동의 결과물만을 보호한다”는 기존 업무지침이 옳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따라서 탈러 박사의 재심사 청구를 기각하고 “저작권의 보호 대상인 저작물은 인간에 의한 창작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저작권위원회 법제연구팀 송선미 선임연구원(법학박사)은 “AI에 저작자 지위를 부여할지 여부는 각국의 저작권법에 따라 결정된다”면서도 “각국의 현행 저작권 제도를 고려했을 때 AI에 저작권을 부여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최근 인도와 캐나다에서 AI에 공동저작자의 지위를 부여한 사례가 있으나 이는 저작권 등록 신청에 대한 형식적 심사의 결과에 따른 것으로 인도의 경우 등록 철회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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