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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 돌아온 선거의 여왕… 박근혜에게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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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4-12 22:00:00 수정 : 2022-04-12 18: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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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에 도착, 박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의 여왕, 그녀가 돌아왔다.”

 

대한민국 정가의 눈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쏠리고 있다. 대구시장에 출마한 유영하 변호사 지지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방문에 이르기까지 박 전 대통령이 사실상 정치판에 복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복귀를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반대로 사과나 반성의 메시지 없이 정치적 행보를 시작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따가운 시선도 존재한다.

 

◆갈길먼 윤석열, 박근혜에게 손내밀다

 

12일 오후 1시 56분쯤 박 전 대통령이 거주하고 있는 대구 달성군 유급 사저에 도착한 윤 당선인은 1시간 가량 진행된 예방 직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가진 미안함 이런 것을 말씀드렸다”며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나”라며 말했다. 이어 “대통령님 건강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며 “대통령님이 지금 살고 계시는 생활에 불편한 점이 없는지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유영하 변호사(왼쪽)와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면담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예방에 동행한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일종의 악연에 대해 굉장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당선인께서도 하셨다”며 “당선인께서 박 전 대통령께서 하신 일에 대한 계승도 하고 널리 홍보도 해서, 박 전 대통령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정확히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는 밝혀지진 않았지만 두 사람의 과거 인연에 비춰 화해의 제스쳐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과의 앙금을 풀고 대선 당시 대구 시민들이 보내줬던 지지에 감사함을 표했을 가능성이 크다.

 

윤 당선인은 다음달 10일 열리는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박 전 대통령을 초청했다. 권 부위원장은 “취임식 부분도 윤 당선인께서 정중하게 요청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도 ‘가능하면 참석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 입장에서는 향후 국정운영 동력을 얻는데 박 전 대통령과 대구의 절대적인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구는 윤 당선인에게 대선 당시 75%의 지지율을 보이며 윤 당선인의 당선에 큰 보탬이 됐다. 윤 당선인의 경우 대선 당시 48.5%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47.8%)에 비해 0.7%라는 근소한 차이로 이긴 상황이다. 이에 국정동력을 위해 TK 표심의 방향을 결정할 박 전 대통령의 지지가 필요하다는게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유영하 TV를 통해 6·1 지방선거 대구시장에 출마한 유영하 변호사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유영하 TV 캡처

◆선거의 여왕, 박근혜 다시 전면에 나서다

 

박 전 대통령측에서 정치복귀라는 단어를 쓴적 없지만 정계에서는 대구시장에 출마한 유 변호사의 지지를 사실상 정계 복귀로 해석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본인은 지난달 24일 대구 사저에 입주하면서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그건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며 좋은 인재들이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메시지를 낸 것은 탄핵 이후 5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으면서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구심점으로 박 전 대통령이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대구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사저 입주와 최 전 경제부총리의 출소, 정권교체 등을 기점으로 구 친박계가 다시 세력을 결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같은 친박의 재결집은 유 변호사의 선거캠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광용 대한민국 박사모 중앙회장을 비롯한 친박단체들이 공개적으로 유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에 나섰고, 서상기 전 의원과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허원제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친박인사들이 유 변호사의 캠프에 합류하며 지원에 나선 상태다.

 

대구시 정가의 한 관계자는 “보수의 본산인 대구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절대적”이라며 “결국 대구 기반의 친박 세력이 다시 보수 정치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지난 3월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전에 도착,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박, 진박 논란으로 국힘 내부 갈등 재연 우려도

 

하지만 이같은 박 전 대통령의 정계복귀와 메시지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탄핵돼 정치적 생명력을 잃은 박 전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없이 정치세력화에 나선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유 변호사의 대구시장 지지 영상에서 국정 농단과 탄핵까지 간 상황에 대한 사과나 반성의 메시지 없이 자신의 고통을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청와대를 떠나며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강변했다. 그리고 5년 만에 낸 첫 번째 메시지가 측근에 대한 지지 부탁이었다. 박 전 대통령의 유 변호사 지지와 관련해 대구시장에 출마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구 시장 경선이 전직 대통령 팔이 선거로 변질됐다. 참으로 유감”이라고 비판했고, 또다른 대구시장 후보자인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도 “이해할 수 없다. 대구 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이 경선 경쟁자인 유 변호사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대구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존재한다. 국민의힘 한 재선의원은 “윤석열호 출범을 앞두고 분열된 국민 감정을 하나로 합쳐야하는 시점에 과연 박 전 대통령의 공개적인 행보가 도움이 될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초선 의원은 “박 전 대통령과 대구를 중심으로 국민의힘 내부에서 또다시 친박이니 진박이니, 계파 간 갈등이 재연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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