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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Gs와 ESG의 역사 [더 나은 세계, SD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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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4-11 11:52:31 수정 : 2023-08-19 18: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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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기업의 비재무적 공시 관련 글로벌 표준을 준비 중인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기준 초안을 발표했다. 초안은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 공시 요구안(General Requirements for Disclosure of Sustainability-related Financial Information)인 ‘S1’과, 기후 관련 재무정보 공시안(Climate-related Disclosure)인 ‘S2’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는 6월29일까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연말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ISSB의 ESG 공시 표준은 ‘국제적인 기준을 제정해 달라’는 국제증권관리위원회기구(IOSCO), ICMA(국제자본시장협회) 등 국제 금융기구를 비롯한 주요 20개국(G20) 및 각국 정부의 요청으로 시작되었다. 따라서 연말에 제정될 이 기준이 향후 전 세계 기업의 새로운 회계 공시 기준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다소 모호하게 느껴졌던 ESG라는 개념이 기업의 새로운 경영 기준으로 확고히 뿌리내리는 근거가 생기는 셈이다.

 

처음 ESG가 도입됐을 때는 이 용어가 산업계를 비롯해 보편적 합의를 끌어내기는 했어도 정확한 정의가 확립되지 않은 개념이었다. 최근 기업 환경을 둘러싸고 ESG 이슈 논의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그동안 해오던 지속가능성 관행에 대한 전략이 이해·측정·보고하는 원칙, 즉 프레임워크 및 표준화 기구로 구성된 강력한 생태계를 갖추면서 보다 확실한 개념으로 변신했다.

 

또한 ESG를 통해 ‘기후위기, 탄소 중립, 에너지 전환, 사회 양극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 가치소비, 플라스틱’ 등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사회 전반에 이슈가 되는 핵심 사안을 해결하고 이런 방식을 확장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전개되고 있다.

 

ESG의 시작은 1970년대부터 논의된 지속가능개발, 즉 오늘날 SDGs(지속가능개발목표)로 정립된 유엔의 글로벌 목표에서 파생되었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72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 인간환경회의(Conference on the Human Environment)에서 SDGs의 개념이 처음 출발했으며, 약 40년간 논의를 거치며 환경과 사회, 경제 분야의 지속가능성 개념으로 광범위하게 발전해왔다.

 

SDGs는 매우 포괄적 개념인 터라 이를 산업계의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다소 어려움이 있다. 유엔은 이 목표를 설립한 뒤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 단위로 노력하겠지만, 실제 SDGs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 및 조치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는 국가와 각 주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었다. 또한 SDGs는 법적 구속력이 없으므로 현재 각국은 자체 목표를 결정하고 후속 조치를 제안하거나 검토하는 과정을 자체 또는 시민사회 주도 아래 자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SDGs를 기업의 경영과 투자 등의 기준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는 것이다.

 

SDGs와 ESG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개념이 생겨난 배경과 역사를 자세히 이해하면 큰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 최근 SDGs와 ESG의 역사를 처음부터 하나씩 세밀히 들여다본 ‘지속가능하게 리드하라’(위 표지 사진)가 출간됐다.

 

“1814년 비엔나 회의에 참석했던 독일,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 스위스 대표들이 설립한 라인강 항해 중앙위원회(Central Commission for Navigation on the Rhine), 1863년 분쟁으로 인한 부상자 치료와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부상자구호위원회(International Committee for Relief to the Wounded), 그리고 1876년 이를 토대로 설립된 국제적십자위원회(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 ICRC)의 탄생”

 

“1865년에 설립된 국제전신협약(International Telegraph Convention), 1874년 만국우편연합(Universal Postal Union) 설립. 첫번째 제네바 협약을 기반으로 한 1899년 헤이그 평화회의(Hague Peace Conference), 1907년 브뤼셀에 설립된 국제협회연합(Union of International Associations), 제1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창설된 국제연맹(League of Nations) 및 국제연맹의 군축 활동 추진 과정에서 생겨난 국제노동기구(ILO) 등”

 

이 책은 이처럼 국제사회의 각 변곡점에서 ‘지속가능성’이라는 이슈와 더불어 ESG, SDGs라는 ‘글로벌 아젠다 및 기준’이 생겨난 역사와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고 있다. 저자인 트리스타 브리지스(Trista Bridges)와 도널드 유뱅크(Donald Eubank)는 소비재, 금융 서비스, 기술 및 의료, IT(정보기술), 미디어 산업 전반과 아울러 다양한 부문 및 지역에 걸쳐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전략 및 마케팅 전문가로, 지속가능경영 자문기관인 리드 에어(Read Air)의 공동 설립자다. 수많은 기업의 SDGs 컨설팅과 ESG 자문을 직접 수행하면서 이들 개념이 기업에 안착되는 과정을 이 책에서 추적하고 있다.

 

이를 국내에 소개하기 위해, 정태용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와 유연철 외교부 전 기후변화 대사가 번역하고 편집했다. 원서의 내용에 국내 기업과 정책 리더들이 보다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하고 별도 의견도 달았다.

 

정태용 교수는 세계적인 국제 기후·경제학자로 세계은행(WB) 선임 에너지 이코노미스트, 아시아개발은행(ADB) 주임 기후변화 전문가,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부소장 등 주요 국제 금융·환경기구에서 직책을 역임했다. 지난 5일 오전 0시(한국시각) 공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 즉 제3실무그룹의 보고서인 ‘기후변화의 완화’편의 기후금융 부문 총괄 주저자를 맡아 현재 대내외에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유연철 대사는 21회 외무고시를 거쳐 주제네바 대표부 차석 대사, 주쿠웨이트 대사, 외교부 기후변화 대사, P4G(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서울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장 등 고위급 외교직과 대사를 역임했다. 또 한국인 최초 유엔기후변화협약 이행부속기구(SBI) 부의장에 선출된 기후·환경 외교 분야의 가장 저명한 외교관이기도 하다.

 

김정훈 UN SDGs 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

 

*UN SDGs 협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 지위 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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