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로 인한 물량 다량 확보 등 영향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산(産) 대게 시세가 폭락했다. 수산물 수출국인 러시아의 침공으로 한때 가격이 급등했지만,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하이 등을 봉쇄하면서 수출길이 막힌 대게 물량 상당수가 우리나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수입품에 제재를 가한 것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7일 서울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의 가격 정보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산 활어 대게의 평균 낙찰가는 1㎏에 4만2400원이다. 지난 5일 2만8000원대였던 것에 비하면 상승했지만, 지난달 초만 해도 5만원 중반대를 웃돌았던 바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초반에는 러시아산 대게 가격이 급등했는데, 한달 새 가격이 1㎏당 1만원 넘게 내린 것이다. 대게 철인 지난해 12월에는 같은 중량에 7만원선까지 거래됐었다.
국내 수산물 도매업자들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재고 부족을 우려, 물량을 많이 확보한 것이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러시아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고 일본도 관세 부과를 통해 수입을 줄였지만, 우리나라는 러시아산 수산물 수입에 대해 별도 제재를 내놓지 않았다.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의 한 상인은 “지금이 대게 철이라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것도 있겠지만, 최근 대게 가격이 폭락하면서 한번에 많이 사가곤 한다”며 “확보한 물량이 소진되는 다음주쯤부터 가격이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신시장 뿐 아니라 대형 마트 등에서도 대게 할인행사가 한창이다.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진행했는데,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이 몰리며 일부 매장에서는 품절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대게를 찾는 소비자들이 급증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도 구매 후기나 가격정보 공유 등이 잇따르고 있다.
한 누리꾼은 “대게 4㎏를 20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구매해 온 가족이 배부르게 먹었다”며 “지금이 아니면 몇배가 넘는 가격에 구매해야 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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