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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혐오 표현’ 규정에… 이준석 "아무데나 혐오 발언 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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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4-04 14:15:49 수정 : 2022-04-04 14:3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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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2021년 11월 발간 책자에 李 발언 여성 혐오 사례로 인용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사람마다 혐오를 규정하는 기준은 다르다. 누구는 자라 보고 놀랄 수도 있고 누구는 솥뚜껑 보고 놀랄 수도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연일 ‘혐오’에 대한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이 대표는 “아무데나 혐오 발언 딱지 붙여서 성역을 만들려고 한다”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책자에서 이 대표의 “여성혐오나 차별은 망상에 가까운, 소설·영화를 통해 갖게 된 근거 없는 피해의식” 발언을 ‘여성·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표현’으로 규정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이 대표의 반응이 ‘혐오 딱지’가 필요한 이유라는 주장도 나온다. 무엇이 혐오인지 알아야 혐오 표현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는 “사람마다 혐오의 기준이 다르다”는 이 대표 주장에 대해 “혐오라는 게 “나는 파란색이 싫어”처럼 단순한 감정으로서의 혐오라면 기준이 다른 수 있지만, 우리가 말하는 건 인권 기준으로서의 혐오”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사람의 존엄성이 인정되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시민권을 인정받아야 하는데, 사회적 소수자를 배제하고, 분리하고, 궁지로 몰아세우는 것을 우리는 혐오라고 얘기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발언을 혐오로 규정한 책자에도 혐오에 대한 정의가 등장한다. 책자는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의 저서 ‘말이 칼이 될 때’의 구절을 인용해 “혐오는 그냥 감정적으로 싫은 것을 넘어서 어떤 소수자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의 고유한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차별하고 배제하려는 태도를 뜻한다”고 명시했다. 또한 “의도와 무관하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고착화시키고 무시하거나 열등한 존재로 보고 차별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런 말들이 자꾸 발화될수록 그런 이미지가 더욱 강화되어 사실로 둔갑하고, 이것이 다시 차별을 낳게 되는 것”이라는 설명도 더했다.

 

이 대표가 사회적으로 합의된 ‘인권의 영역’을 ‘성역’으로 표현하는 데 대한 문제의식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에도 “소수자 정치의 가장 큰 위험성은 성역을 만들고 그에 대한 단 하나의 이의도 제기하지 못하게 틀어막는다는 것에 있다”는 글을 게시한 바 있다.

 

이에 명숙 활동가는 “권위적인 중세시대에 종교가 성역이었듯, 성역은 민주주의와 반대되는 의미를 풍기기 때문에 부적절한 표현”이라며 “동등한 인권을 보장하는 것은 우리가 사회적으로 합의하고 지켜내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도 “재벌 대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나 무노조·비노조 등 얼마나 많은 성역이 존재하는데, 하필 이동권을 호소하는 장애인들에 성역이라고 얘기하냐”고 비판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무엇이 혐오인지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차별금지법 논의가 활성화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이준석 대표가 말하는 ‘차별이 무엇인가’를 진단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법이 차별금지법”이라며 “지금의 한국 사회에는 우리가 어떻게 차별을 판단할지에 대한 기준이 없으니, 차별금지법으로 그 기반을 만들어서 토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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