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눈물길 폐쇄’가 원인일수도
방치하면 불편함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합병증도 유발
이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 있어…심하면 수술치료까지

날씨가 따뜻해지는 등 봄기운이 완연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겨우내 불편하게 했던 눈물흘림이 지속된다면 질환 여부를 의심해봐야 한다.
보통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는 안구건조증이 악화돼 눈이 따갑고 시린 증상과 함께 갑자기 눈물이 나는 일이 많아진다. 그런데 날씨가 따뜻해진 후에도 이런 증상이 계속되는 ‘눈물흘림증’이 이어진다면 눈물길이 막히거나 좁아진 것이 원인일 수도 있다.
외부 자극이 없을 때도 지속적으로 눈물이 흐르거나 눈곱이 낀다면 눈물길 폐쇄를 의심해봐야 하는 것이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눈물흘림증은 눈물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눈에서 코로 이어져 있는 눈물길이 막히거나 좁아져 발생한다.
눈물길 폐쇄는 영유아에게는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성인에서는 노화·염증질환·항암치료 등 후천적 원인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다. 또 눈물이 고이거나 흐르는 것 외에도 눈곱이 자주 끼거나 이물감, 끈적임, 눈꼬리 짓무름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단순히 불편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방치하면 눈가에 염증이 생기거나 눈물주머니염이 생겨 장기간 고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눈물흘림증은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다. 이는 선천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의 눈물길이 좁기 때문이다. 또 여성은 눈물흘림증으로 인해 메이크업이 번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므로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감의 정도가 남성보다 훨씬 클 수 있다.
눈물흘림의 원인은 눈물길 폐쇄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안구건조증·알레르기·결막염·각막 질환·눈꺼풀염·눈꺼풀 속말림·종양 등으로 인해 나타날 수도 있고, 눈물 배출과 관련된 기능 및 해부학적 이상이 없더라도 눈물 생성 문제로 초래될 수 있다.
증상만으로는 눈물흘림의 원인을 구분하기 어려우므로 안과를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눈물길 협착의 위치와 정도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눈물주머니 조영술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생리식염수를 코눈물길로 흘려보내 역류 정도를 보는 검사, 현미경 검사, 눈물 구성 성분 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한다.
치료로는 우선 항염증제와 인공눈물 점안 등 대증치료(직접적 치료법과 달리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실시하는 치료법)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으며, 효과가 없을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민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눈물길 수술에는 두 가지가 있다. 기존 눈물길에 실리콘관을 삽입해 증상 호전을 유도하는 ‘누도 실리콘 삽입술’이 있고, 협착이 심한 경우 눈물주머니와 비강 사이에 새로운 길을 만들어주는 ‘누낭비강문합술’이 있다.
배경화 김안과병원 성형안과센터 전문의는 “눈물흘림증은 찬바람과 자극감으로 인해 불편감이 배가될 수 있는 증상으로, 실제로 겨울에 눈물흘림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는 다른 계절에 비해 많다”며 “그러나 이 같은 증상이 수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눈물길 폐쇄나 다른 질환의 가능성도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