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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석’ 연쇄 실종 미스테리…수락산에선 ‘대체품’까지 사라져

입력 : 2022-03-26 08:00:00 수정 : 2022-03-26 16: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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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산 주봉 정상석, 열흘째 행방 묘연…안전 로프도 훼손 / 인근 불암산에서도 정상석 실종됐다가 발견 / 등산객 위해 ‘대체품’ 제작한 산악 동호회 사연도 알려져
서울 노원구 상계동 소재 수락산 주봉에 설치되어 있던 정상석. 연합뉴스

 

서울 5대 명산 중 하나로 등산객 발길을 끌어온 수락산과 불암산에서 잇따라 정상석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에 한 산악 동호회는 정상석 자리에 ‘대체품’을 가져다놓은 미담도 알려졌다.

 

25일 산림 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앞서 이달 중순 수락산 주봉에 놓여있던 정상석이 사라졌다. ‘수락산 주봉 637m’가 새겨진 높이 60㎝에 폭 30㎝가량의 이 정상석은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이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을 전후해 사라졌는데 열흘이 지나도록 행방이 묘연하다.

 

수락산의 도솔봉과 도정봉에서도 정상석이 없어졌으며, 이 중 도솔봉의 것은 다행히 찾았지만 다른 하나는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 인근 기차바위에 설치된 안전 로프 6개도 지난달 모두 훼손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수락산 주봉의 정상석은 그동안 등산객 인증샷에 꾸준히 담겼기에 ‘실종 소식’에 안타까워하는 반응이 등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잇달았다.

 

이런 등산객들을 위로하고자 대체품이 나타났다.

지난 16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소재 수락산 주봉에 정상석 대체품(빨간 동그라미)을 설치한 산악 동호회 ‘프리하이’ 회원들. ‘프리하이’ 제공

 

20∼30세대로 구성된 산악 동호회 ‘프리하이’의 운영자 방정연(33)씨는 대체품 제작 아이디어를 냈고, 지난 16일 등정한 회원 9명이 ‘수락산 주봉 637m’가 쓰인 우드록 재질의 대체품을 사라진 정상석이 있던 자리에 놓았다. 이후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정상석 대체품과 함께한 인증샷이 잇달아 올라왔으며, 한 누리꾼은 “덕분에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고 감사의 글도 남기기도 했다.

 

프리하이 회원 한슬기(24)씨는 SNS로 세계일보에 전해온 메시지에서 “(정상석이 사라져) 많은 산악인들이 화도 나고 안타까운 마음일 것”이라며 “등산객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대체품을 만들었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체품마저 설치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프리하이 회원들은 조만간 다시 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라졌다가 발견된 불암산 애기봉의 정상석. KBS 방송영상 캡처

 

수락산에 이어 인근 불암산에서도 애기봉 정상석이 실종됐다 다행히 당국이 나서 되찾았다.

 

경기 남양주시에 따르면 사라졌던 애기봉 정상석이 발견된 지점은 기존의 설치 자리에서 70~80m 아래로 떨어진 곳이다. 누군가 일부러 옮기지 않는 이상 발견될 수 없는 장소로 전해졌다. 이 정상석에는 ‘애기봉 204m’가 새겨졌으며, 지난 22일 전후로 사라졌다는 신고가 경찰과 시에 접수돼 당국이 소재를 파악하던 중이었다.

 

높이 50㎝에 넓이 30㎝, 폭 25㎝인 애기봉 정상석은 남양주시가 설치한 공공 자산이다. 일반 성인 2명이 같이 들어도 옮길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만큼 그 이상의 인원이 훼손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기 의정부경찰서와 남양주 북부경찰서는 수락산 정상석 실종과 로프 훼손 그리고 애기봉 훼손 사건에 유사점이 있다고 판단해 공조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수연 인턴 기자 sooya@segye.com,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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