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무속 논란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으로 윤 당선인을 겨냥했다.
정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올린 ‘정녕 청와대가 싫다면...’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기와 색깔도 빨갛게 바꾸고 이름도 적와대로 바꾸고 들어가면 안 될까?”라며 “그분한테 여쭤보면 어떨까?”라고 비꼬았다.
빨간색은 윤 당선인이 속한 국민의힘 상징색을 뜻하고, ‘그분’은 대선 과정에서 무속 논란이 일었던 건진법사, 천공스님 등을 칭한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이 풍수지리에 기인한다는 일각의 의혹 관련해 “용산 문제는 처음부터 완전히 배제한 건 아니고, 저희가 공약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대안으로 생각했다”며 “대선 과정에서도 나왔지만 무속은 민주당이 더 관심 많은 것 같다”고 일축한 바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정 의원의 글을 공유하고 “인터넷 커
뮤니티에 유머글로 올라올법한 내용을 3선 국회의원 페이스북에서 봐야한다니, 수준이 너무 경박해서 제가 다 부끄럽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어차피 정청래 의원님께 체통이나 모범을 바라는 국민은 거의 없겠지만, 이런 유치 찬란한 글을 올리면서까지 당선인을 조롱하며 정치를 하고 싶으시냐”며 “별로 웃기지도 않은 조롱 정치하며 자기만족하지 마시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저런 조롱거리 생각할 시간의 절반이라도 민생을 생각하는 정치인이 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정 의원은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네티즌이나 쓸법한 글을 3선의원이 쓰면 안 된다는 논리는 너무 젊은 꼰대같잖나”라며 “네티즌 국민들 낮게 보고 폄하하는 거 아닌가? 네티즌께 사과하심이 어떨까”라고 반격했다.
그는 또 “톡톡 튀는 네티즌의 말과 글 그리고 생각이 국회의원보다 훨씬 날카로울 때가 많다. 그래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꼭 이렇게 네티즌을 아래로 보고 폄훼하면 안 되잖아”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에 대해 응답자의 53%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 집무실 이전이 좋다고 답한 비율은 36%에 그쳤다. 해당 여론조사는 3월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응답률은 13.5%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 당선인 측은 집무실 용산 이전 반대 여론이 높은 것과 관련해 제왕적 대통령제 철폐와 소통 강화 차원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왕적 대통령제와 장벽 아래 가로막힌 듯 불통으로 국민과 함께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역대 대통령들께서 인지하고 계셨기 때문에 그 같은(집무실 이전) 약속을 했다”면서 “그렇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약속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타당을 합쳐 역대 대통령 후보들이 받았던 득표수 중 윤 당선인이 최대였던 것은, ‘공약을 지킬 수 있다면 헌신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초심을 잊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를 주신 것으로 해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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