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경영권 분쟁 화성산업 예고 없이 주주 집 찾아가 막무가내 서명 요구…경찰 출동 소동까지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2-03-20 09:56:21 수정 : 2022-03-20 09:56:20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제주에 사는 개인투자자 집 찾아와 위임장 서명 요구
경영권 둘러싼 창업주 2세 형제간의 분쟁이 원인
분쟁 격화… 31일 주주총회 앞두고 법정 다툼도 시작
화성산업 사옥 전경.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화성산업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예고없이 주주를 찾아가 의결권을 넘기라고 요구해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7시30분쯤 제주 제주시 연동에 사는 A(54)씨는 집에서 아내와 저녁식사를 하던 중 낯선 방문객과 맞닥뜨렸다.

 

화성산업에서 왔다고 밝힌 방문객 B씨는 A4용지 한장을 꺼내며 위임장에 서명하라고 요구한 것.

 

개인투자자인 A씨는 대구에 본사를 둔 회사가 제주도까지 사람을 보내 느닷없이 자신을 찾아 온 상황에 황당했다.

 

A씨는 “명함도 내밀지 않고 별다른 설명없이 ‘상황을 다 알고 있지 않느냐. 저쪽이 나쁜 사람들이니 우리쪽 편을 들어달라’며 막무가내로 서명을 요구했다”라며 “주식을 여러 종목 갖고 있어 해당 기업의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상황도 자세히 모르고, 양쪽 입장을 확인해 보고 서명하겠다라고 돌려보내려 했지만 B씨가 버티고 돌아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A씨는 “주식 투자는 아내 몰래 하는 경우도 있는데, 아무런 연락이나 예고없이 저녁에 집에 찾아와 서명을 요구하는 것은 것은 정당하지 않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A씨는 “대문만 열어줬는데 B씨가 허락없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고 대화 도중 서명하라며 신발도 벗지않고 거실로 들어오려는 것을 제지했다”라고 말했다.

 

A씨는 10여분간 돌아가지 않고 막무가내로 버틴 B씨와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이 낯선 방문객을 경찰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화성산업이 31일 주총을 앞두고 이렇게 의결권 모집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경영권을 둘러싼 창업주 2세 형제(이인중 명예회장·이홍중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의결권 대리인은 위임자의 본인 확인이 가능한 위임장 원본을 제출해야 주총장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화성산업은 이종원 대표이사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지난 15일 검찰에 고소했다. 자신이 지배하는 회사를 통해 화성산업으로부터 ‘통행세’를 받아 사익을 챙긴 것이 내부감사에서 적발돼 수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으로, 회사가 증권거래소에 공시한 횡령 금액은 8억6000만원이다.

 

이종원 대표이사의 아버지인 이인중 명예회장은 앞서 동진건설이 보유한 화성산업 주식 120만주 가운데 92만8827주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해당 주식은 상호주여서 의결권이 없었으나 관계사인 화성개발이 보유하다 동진건설에 매각해 의결권이 복원돼 이번 경영권 분쟁의 발단이 됐다.

 

이 명예회장은 이와 관련해 이홍중 대표이사와 특수관계법인인 화성개발 대표, 동진건설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대구지검에 고소한 상태다.

 

삼촌·조카 간 경영권 분쟁 격화 중인 화성산업이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대표이사 회장이 누군지 법원에 판단해달라는 법정 다툼도 시작됐다. 대구지법 제20민사부(부장판사 박세진)는 지난 17일 이종원 화성산업 대표이사가 낸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심리를 열고 양측의 입장을 들었다.

 

법원은 이종원 대표이사가 주총 사회권을 쥐는 조정안을 제안했지만 이홍중 대표이사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양측의 준비서면 및 진술을 확인해 오는 22일 이전에 대표이사 회장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채수빈 '완벽한 미모'
  • 채수빈 '완벽한 미모'
  • 이은지 ‘밥값은 해야지!’
  • 차주영 '완벽한 비율'
  • 샤오팅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