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응답 29.9%서 31.5%로 상승
보수 16.3%서 9.6%로 하락 대조
자신을 ‘보수층’으로 여기는 20대는 약 10년 전에 비해 줄고, ‘중도·진보층’이라고 보는 비율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탈이념적 성향으로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20대의 60%가량은 스스로를 ‘중도파’라고 인식했다.
한국행정연구원은 지난해 9∼10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약 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회통합실태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2013년 시작된 사회통합실태조사는 △주관적 웰빙 및 역능성(권리부여) △사회 참여 △정치 참여 △사회적 소통 △신뢰 △거버넌스 △공정성 △관용성(사회적 포용) △사회보장 등 우리 사회의 통합 수준에 관한 주관적 인식과 실태를 포괄적으로 조사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MZ세대(20∼30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정치적 관심이 적고, 무당파와 중도적 성향이 강했다. 자신의 이념 성향에 대해 ‘중도적’이라는 응답은 30대 전후인 M세대가 55.1%, 20대인 Z세대가 58.6%였다. 기성세대(42.0%)에 비해 확연히 높은 수치다. 2030세대는 2013년 같은 연령대 응답자(30대 49.0%, 20대 53.8%)에 비해 자신을 중도층이라 답한 비율이 높아졌다.
특히 20대의 경우 자신을 진보 성향이라 답한 비율이 올라가고, 보수 성향이라는 답변은 내려갔다. 2013년 29.9%였던 ‘진보적’이란 응답은 2021년 31.5%로 소폭 상승했다. ‘보수적’이라는 응답은 2013년 16.3%에서 2021년 9.6%로 진보 성향 상승 폭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볼 때 “20대 청년이 우경화됐다”는 주장은 뉴스 소비, 여론전 등이 온라인·모바일 중심으로 옮겨 오면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의 분위기가 과대 대표된 측면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MZ세대가 공정성에 더 민감하다’는 주장도 이번 조사에서는 조금 다른 결과가 나왔다. MZ세대의 사회 전반에 대한 공정성 인식 평균 점수는 2.5점(4점 만점)으로 기성세대(2.6점)보다 낮았다. 다만 2013년 같은 연령대 응답과 비교하면 두 세대 모두 공정성 인식이 소폭 개선된 양상이다.
시민적 의무와 관련해서는 9년 전에 비해 ‘사회·정치단체 활동’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정치적으로 탈이념적 성향을 보이지만 사회 운동에는 더 관심을 갖게 된 것이 특징이다.
행정연은 “이러한 결과는 단지 ‘MZ세대의 특징’이라기보다 현재 2030세대가 경험하는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보는 편이 더 타당할 것”이라며 “청년세대의 변화에 정책적으로 더 민감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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