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35)와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의 맞대결은 지난 2010년대 세계 축구 최고의 흥행카드였다. 카림 벤제마(35)는 이 대결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2인자’로 오랫동안 활약해온 최전방 스트라이커다. 지난 2018년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난 뒤 벤제마는 우려를 딛고 훌륭하게 홀로서기에 성공해 팀을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FC바르셀로나와도 선봉에 서서 싸우며 자신이 메시와도 맞설 수 있는 당당한 팀의 1인자임을 보여줬다.
이런 벤제마가 오랜만에 다시 만난 메시와의 맞대결에서 대활약을 하며 승리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10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1~2022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홈 경기에서 메시가 이끄는 프랑스리그 최강자 파리 생제르맹(PSG)을 3-1로 물리쳤다. 벤제마는 팀의 세 골을 모두 책임지는 해트트릭을 해내며 1차전 원정 경기 0-1 패배를 지웠다. 레알 마드리드는 1, 2차전 합계 점수 3-2를 기록해 8강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1차전 패배의 부담 속에 경기에 나선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39분 PSG의 킬리안 음바페에게 골까지 허용하며 막다른 골목에 막혔다. 1, 2차전 합계 스코어가 2-0이 된 가운데 역전을 위해 허락된 경기 시간은 50여분에 불과했다.
하지만, 벤제마에게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후반 16분 상대가 골키퍼에게 백 패스한 공을 벤제마가 경합하며 페널티 지역 안으로 흐르게 했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패스를 받은 직접 오른발로 차넣으며 첫 골 득점을 해냈다. 후반 31분 루카 모드리치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강슛으로 다시 한번 PSG 골문을 흔들며 마침내 합계 스코어를 2-0 동점으로 만들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기세가 오른 벤제마는 끝내 2분 만에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페널티 지역 안으로 쇄도하다가 상대 수비가 걷어내는 공을 마치 어시스트를 받듯이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 골로 벤제마는 만 34세 80일에 해트트릭을 달성해 올리비에 지루가 지난 2020년 첼시 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만 34세63일의 기록을 넘어 UCL 역대 최고령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로 올라섰다.
이후 PSG가 이후 반격을 노렸지만 후반 추가 시간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메시가 찬 회심의 프리킥이 골대 위로 뜨며 끝내 1골 차로 8강행 티켓을 놓쳤다. 지난해 FC바르셀로나를 떠나 PSG에서 유럽 최정상을 노렸던 메시는 라이벌팀의 2인자로 오랫동안 대결했던 벤제마에게 완벽하게 패하며 올 시즌 UCL 무대에서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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