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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깎는 구조조정… 두산, 23개월 만에 채권단 관리 ‘졸업’

입력 : 2022-02-27 22:00:00 수정 : 2022-02-27 21:52:48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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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중 자금난이 촉발… 산은, 3조 수혈
인프라코어 등 핵심 계열사 매각
1년 앞당겨 탈출… “모범사례” 평가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그룹 전환
단기 수익 어려워 재기 앞날 ‘험로’

두산그룹이 최근 10년 사이 최단 기간인 1년 11개월 만에 채권단 관리 체제를 종결했다. 당초 예정 3년에서 1년 이상을 앞당긴 것이라 ‘구조조정 모범사례’로 평가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28일부로 채권단과 두산그룹 간 체결한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의한 채권단 관리체제를 종결한다고 27일 밝혔다.

두산중공업이 2020년 3월 산은에 긴급 자금지원 요청을 한 지 23개월 만이다. 이는 애초 예정됐던 기간인 3년보다 1년여를 앞당긴 것이다.

두산그룹 구조조정은 2020년 닥친 주력 계열사 두산중공업의 자금난으로 촉발됐다. 두산중공업은 석탄화력 등 전통 발전 분야의 실적 둔화와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충격 등으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에서 원전 설비를 공급하는 유일한 대기업으로, 원전 관련 매출 비중이 20∼25%에 이른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위기가 심화했다. 이후 두산그룹은 2020년 6월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했고, 3조원의 긴급 자금을 수혈했다.

두산그룹이 2년이 채 안 된 기간에 채권단 관리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대기업 구조조정 전례에 비춰 드문 일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10년 새 가장 빨리 채권단 관리체제에서 벗어난 대기업계열은 동국제강으로 2년이 소요됐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신속히 이뤄져 가능했다. 두산그룹이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매각한 계열사 자산은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 등 총 3조1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다만, 두산그룹이 본격 재기를 위해 걸어야 할 길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우선 구조조정 과정에서 두산인프라코어 등 수익성 높은 계열사들을 대거 매각한 터라 새로운 ‘캐시카우’(수익창출원)를 찾는 것부터가 녹록지 않다.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과 두산퓨얼셀의 수소연료전지 사업 등을 중심으로 두산그룹이 친환경 에너지 그룹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들 사업의 상용화와 수익 실현이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는 문제도 지적된다.

두산그룹이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인 테스나 인수를 타진하고 나선 것도 이런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테스나는 카메라 이미지센서와 무선통신 등 주요 반도체 제품의 후공정 테스트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1위 기업이다. 최근 견조한 수요 상승세를 보이는 반도체 관련 분야에 투자해 그룹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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