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의 올림픽서 메달 총 6개 수집
하계대회 합치면 공동 1위 올라
“너무 영광… 기쁘고 만족스럽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팀의 맏형 이승훈(34·IHQ)은 19일 중국 베이징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전 평창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정재원(21·의정부시청)의 도움을 받아 금메달을 획득한 이승훈은 이날 7분47초20의 기록으로 바르트 스빙스(벨기에), 정재원에 이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스프린트 포인트 20점을 얻어 동메달을 땄다. 이승훈은 “첫 동메달인데 너무 영광스럽고, 기쁘고 만족스럽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는 4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 등 메달 6개를 수집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10000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밴쿠버 대회 5000, 2014년 소치 대회와 2018년 평창 팀 추월에서는 각각 은메달을 땄다. 이로써 이승훈은 전이경(금4·동1), 박승희(금2·동3), 최민정(금3·은2)을 제치고 한국 동계스포츠 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하계올림픽까지 확대하면 사격 진종오(금4·은2), 양궁 김수녕(금4·은1·동1)과 함께 최다 메달 공동 1위에 올랐다.
이승훈은 경기가 끝난 뒤 “막판에 선두권으로 갈 생각을 했고, 그때 승부를 봤다”고 전략을 소개했다. 실제 결선 막판 선두까지 올랐던 그는 “준결승 때 힘을 너무 많이 썼고, 회복 시간이 짧아서 아쉬웠다”면서도 “그래도 메달을 따내 좋다”고 기뻐했다. 이승훈은 4위로 들어온 조이 맨티아(미국)와 같은 시간에 들어와 사진 판독까지 거쳤다. 그는 “들어올 때 ‘4등인가’하는 생각도 했다”며 “전광판을 보니 2, 3위로 나와 있어서 그때 메달임을 알았다”고 극적인 상황을 전했다.

2018년 평창에서 같은 종목 금메달을 땄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메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승훈은 “부담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나도 막판까지 계속 기다려보자는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메달을 따고도 비교적 차분하다는 질문에 그는 “아무래도 부담을 내려놓고 하니까 감흥도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며 “올림픽이 아니고 월드컵인가, 국내 대회인가”라고 농담하는 여유도 보였다. 34세 베테랑답게 귀국 후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이승훈은 “좋아하는 것을 늘 하고 있었다”며 “운동만 죽으라고 하지는 않아서”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그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까지 선수로 뛸 가능성에 대해 “1년, 1년을 생각하고 운동을 하고 있다”며 “제가 기량이 된다면 가는데, 후배들이 그때까지 커야겠죠”라고 후배들의 성장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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