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 인증마크 부착 등 관여 의혹
‘표광법’ 위반 곧 제재수위 결정
분쟁조정위, 판매한 다이소 제외
제조·유통업체만 배상 책임 논란
공정거래위원회가 유해 환경호르몬이 검출된 아기 욕조를 판매한 아성다이소㈜에 대해 최근 2차 현장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4월에 이어 두 번째 현장조사다.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를 조사 중인 공정위는 이번 현장조사에서 욕조에 ‘국가통합인증마크(KC)’가 부착되는 과정에 다이소가 관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를 토대로 조만간 다이소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 서울사무소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다이소 본사 등에 조사관을 보내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를 조사했다. 공정위가 다이소에 추가 현장조사를 실시한 것은 지난 4월10일 이후 10개월 만이다.
공정위는 현장조사에 이어 조만간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업체에 발송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년 넘게 끌어온 ‘다이소 환경호르몬 욕조 사건’의 공정위 조사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다이소에서 판매된 해당 제품은 ‘맘카페’ 등에서 가성비가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며 ‘국민 아기욕조’로 불렸다. 그러다 2020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 안전성 검사에서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의 612배 넘게 검출되며 리콜 명령이 내려졌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 때 쓰는 화학물질로, 장시간 노출될 때에는 간 손상과 생식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유해물질이 검출된 아기욕조에 ‘KC 인증 마크’가 부착돼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당초 이 욕조가 KC 인증 마크를 획득할 때는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제조업체에서 원료를 변경하면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고, 이후에도 다이소에서는 KC 인증 마크가 부착된 채 제품이 판매됐다. 실제 이 욕조를 사용한 후 아기들이 피부질환을 겪는 등 피해사례도 잇따랐다.
다이소 측은 KC 인증 마크 부착이 제조·유통업체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정위는 다이소가 KC 인증 마크 제작 및 부착 과정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가 표시광고법 위반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거짓·과장성 △소비자 오인성 △공정거래 저해성 등을 입증해야 한다.
공정위는 소비자가 제품에 대해 오인을 일으키고 건강·생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면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를 강하게 적용하는 편이다. 입증 여부에 따라 검찰 고발까지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기 욕조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들은 법무법인을 통해 형사고발한 상태다. 또 관련 부처 조사 결과에 따라 민사소송도 예고돼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달 다이소 아기 욕조를 사용한 피해자들이 낸 분쟁조정에서 관련업체가 소비자에 5만원씩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조정했다. 이 과정에서 판매업체인 다이소가 아닌 제조·유통업체(대현화학공업·기현산업) 측에만 배상 책임을 물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 로펌 관계자는 “분쟁조정위원회가 공정위 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사건을 처리한 측면이 있다”라며 “다이소에는 빠져나갈 구멍을 주고, 영세한 제조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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