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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관리시스템 곳곳 삐걱… 산모는 또 ‘구급차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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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박유빈, 안동=배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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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폭증에 보건소 업무 한계 다다라
인력 추가 선발에도 여전히 일손 부족
기저질환자·임신부 등 관리도 ‘사각’

재택치료자 담당 동네 병의원도 발동동
“큰 무기 없이 전쟁터 나와 있는 상황”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뉴시스
#1. 최근 A씨는 자가검사키트 양성이 나와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았다. 이틀째가 됐는데도 음성인지 양성인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보건소와 어렵게 통화가 됐는데 확진자가 많아 늦어지고 있다는 설명만 들었다. A씨는 “직장에 결과를 알려줘야 하는데 며칠을 기다렸다”며 “결론은 미결정으로 재검을 받았다”고 했다.

#2.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임산부 코로나 확진 걱정 없이 출산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만삭 임산부라는 청원인은 “확진되거나 밀접접촉 시 다니던 병원에서는 분만이 어렵다”며 “보건소를 통해 병원 배정을 받아야 한다는데 병상 확보도 어렵고, 보건소 연락도 힘든 상황이라고 해 걱정”이라고 적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폭증하면서 확진자 관리시스템 곳곳이 삐걱대고 있다. PCR 검사 결과 통보가 늦어지기도 하고, 확진 임신부는 출산할 곳을 찾아 헤맨다. 재택치료 일반관리군과 이들에 전화상담·처방을 하는 동네 병·의원도 어려움을 겪는 건 마찬가지다.

◆보건소 한계… 확진 통보 등 줄줄이 늦어져

17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확진자 증가로 보건소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최근 확진자 통보나 병상 배정 통지 등이 늦어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확진자 역학조사를 ‘자가기입’ 방식으로 변경하는 등 업무 효율화에 나섰지만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북 전주시는 보건소 자체 인력 180명 외에 기간제 인력 120여명을 추가로 선발했지만 현장 관계자들은 여전히 일손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20대 새내기 공무원이 전주지역 보건소에 파견근무를 하던 중 업무 과중을 호소하는 내용의 글을 남기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대구지역 보건소 직원은 평일 기준 2∼4시간가량 검사소에서 근무한 뒤 사무실로 복귀해 밀린 업무를 처리한다. 주말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하고 선별진료 근무를 돕는다. 수성구보건소 관계자는 “기약 없는 선별진료 근무에 직원들이 모두 지쳐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17일 대구 달성군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줄지어 신속항원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이런 상황은 환자들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남 창원의 지역 병원들은 최근 보건소에 PCR 검사 결과 통보를 빨리해 달라고 항의했다. 병원에서 자체 PCR 검사를 한 경우 결과는 이르면 4시간, 늦어도 12시간 안에 나오는데, 정작 환자들은 하루이틀 뒤에 받는 것이다. 민원이 이어지자 결국 보건소는 병원도 양성 통보를 할 수 있게 하고, 대신 밤 10시 이후 알릴 경우 보건소가 추후 조치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점을 안내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기저질환자나 임신부 등 코로나19 취약층의 관리도 문제다. 신장질환자인 B씨는 일요일 양성 판정을 받은 뒤 투석 병상이 필요하다고 알렸지만 다음날까지 연락을 받지 못했다. 겨우 연락이 닿은 담당자는 입원이 어렵다고만 했다. 지난 14일 광주에서는 코로나19에 확진된 외국인 산모가 병원 이송이 늦어져 구급차에서 출산하기도 했다. 받아주는 병원을 찾을 수 없어 결국 차를 세우고 구급차 안에서 아이를 낳았다. 확진 산모의 구급차 출산은 지난해 12월 확진자가 증가하던 때 벌어졌던 일이다.

17일 오전 광주 북구 상시 선별진료소에 검체 통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동네 병·의원 “전쟁터 나온 상황”

재택치료자 관리체계 전환 일주일째를 맞았지만 현장에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반관리군은 동네 병·의원을 통해 전화상담·처방을 받도록 했지만, 여전히 전화연락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재택치료 중인 류근혁 보건복지부 2차관도 전날 MBC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세 군데 전화 끝에 약 처방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도 불통이 잦은 상황이다. 동네 병·의원은 환자가 요청해도 보건소와 연락이 되지 않아 도움을 주기 어려워 민원이 시달린다. 추가 약 처방이 필요한 경우 보호자 없이 혼자 있는 환자는 지정약국제도 등이 아직 안정돼 있지 않아 병원도 난감할 때가 있다.

17일 서울 중구 보아스이비인후과병원에서 오재국 원장이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에게 전화로 비대면 진료를 보고 있다. 이재문 기자

일반관리군 환자를 담당하는 서울 중구 보아스이비인후과의 오재국 원장은 “의원이 할 수 있는 것은 증상을 듣고 약을 처방하는 것밖에 없다”며 “환자는 병원이 가지고 있는 연락망을 기대하지만 의원도 보건소나 담당공무원과 통화하는 게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오 원장은 “의료진이 업무가 과중하고 원내 감염 등에 대한 우려가 크다. 큰 무기 없이 전쟁터에 나와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류 차관은 재택치료자에 안내시스템 효율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재택치료로 통보를 받으면 일반관리군과 집중관리군 분류 후 각각 안내하는데, 순서를 바꾸는 방안이다. 류 차관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재택치료 대상자에 한꺼번에 종합적으로 안내하고, 집중·일반관리군에 맞는 정보를 추가로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초기에 확진자들이 정보를 기다리게 하지 말고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을지 최대한 빨리 알려줘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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