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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층 잡아라”… 李, 정장 차림에 점프 vs 尹, 점퍼 입고 어퍼컷

, 대선

입력 : 2022-02-17 18:11:17 수정 : 2022-02-17 23: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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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차림·제스처에 담긴 선거전략

李, 당명·기호 새긴 선거점퍼 안 입어
민주당 아닌 李후보 자신 부각 초점
점퍼보다 댄디한 패션이 호평 판단

尹, 정권심판 업고 당점퍼 적극 착용
박력 있는 제스처로 좌중 휘어잡아
호남선 정장 차림… 개인 윤석열 부각
옷차림·동작 하나하나 이목 집중 지난 15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패션, 화술, 제스처 등 선거운동 스타일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왼쪽 사진은 선거운동 첫날 이 후보가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역 앞 유세에서 청년 지지자가 선물한 파란 운동화를 신고 제자리에서 뛰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윤 후보가 부산 서면 젊음의거리에서 트레이드마크인 ‘어퍼컷 세리머니’로 지지자들의 환호에 화답하는 모습. 부산=서상배·허정호 선임기자

대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각 후보의 유세는 ‘종합정치예술’이다. 각 후보 현장 연설의 내용뿐만 아니라 그들의 패션과 몸짓, 화법에는 표를 향한 정치적인 의도가 담겨 있다. 17일 대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양강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정장 대 점퍼’라는 패션 대결로 중도층에 표심을 호소했다.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후보 개인의 역량을 강조하는 이 후보와 ‘정권교체의 시대적 대의’를 부각하려는 윤 후보의 전략적 선택이 정장과 선거용 당 점퍼로 충돌한 것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래 줄곧 정장 차림으로 연단에 올랐다. 이날은 넥타이를 매지는 않았지만, 정장 코트와 아이보리 색상의 목폴라 니트로 단정하고 온화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여기에 민주당을 상징하는 코발트블루 색상의 목도리로 포인트를 줬다. 첫날 유세 현장에서 신고서 점프를 해 주목받았던 파란 운동화도 이날 착용했다.

 

이 후보는 통상의 다른 후보자와 달리 유세 현장에서 당명과 기호, 이름이 새겨진 선거용 점퍼를 입지 않고 있다. 일부에선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패션 전략을 차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점퍼 대신 주로 정장 차림으로 유권자들 앞에 나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갑작스럽게 대선이 열리면서 불안해진 정국을 안정감 있게 이끌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왔다. ‘점퍼보다는 댄디한 패션이 2030 여성 유권층에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내부 건의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역 의원들과 함께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으로는 민주당 후보이면서 ‘탈민주당’ 이미지를 유권자에게 심어줘야 하는 이 후보의 고심이 담긴 결정으로도 풀이된다. 정권 심판론이 큰 상황에서 당명을 강조하기보다는, 후보 자신을 부각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윤 후보는 당명과 기호가 새겨진 빨간색 점퍼를 입는 데 적극적이다. 정권심판여론은 곧 자신의 지지율과 사실상 정비례하는 만큼 당명을 드러내는 데 주저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날은 윤 후보도 정장을 착용했지만, 평소에는 점퍼를 입고 유세 현장을 누볐다.

 

최근 이틀 사이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면서 해가 진 뒤에는 검은색 패딩 코트에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 목도리를 매고 유세 현장을 찾고 있다. 정장보다 활동성이 보장되다 보니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는 데도 거침이 없다. 현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고 해법은 정권교체뿐이라고 강조하는 윤 후보가 메시지만큼이나 박력 있는 제스처로 좌중을 휘어잡고 있는 것이다. 특유의 ‘도리도리 화법’을 개선한 윤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준비된 원고를 기초로 힘있는 연설을 선보여 각 지역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 앞에서 열린 "부패 없는 성남! 공정한 대한민국!"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어퍼컷 세리머니를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는 특히 고강도 메시지로 여권을 연일 질타하고 있다. 그는 광주 유세에서는 “지역의 독점정치를 깨고 지역주의 타파의 선봉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전주에서는 민주당을 ‘선거전문정당’이라고 매섭게 쏘아붙이며 “호남과 전북도 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호남지역 유세에서는 점퍼 대신 정장 차림으로 연단에 섰다. 국민의힘에 호의적이지 않은 지역정서를 감안해 개인 윤석열을 부각했다.

 

‘유능과 무능’ ‘미래와 과거’ 프레임을 내걸고 위기 극복의 적임자를 자임하는 이 후보가 제스처를 최소화하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이 후보는 대신 머릿속에 정리한 메시지를 연단에서 거침없이 쏟아내는 스타일이다. 길게는 30∼40분씩 연설을 하기도 한다. 지역 유세 중 지지자들이 많이 모일 때면 계획에 없던 즉석연설도 자주 한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를 두고 “춘향가를 완창한 느낌”이라며 연설의 대가인 노무현 전 대통령에 비교하기도 했다.

 

한편 유세 차량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하자 유세를 중단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지난 15일까지는 소속 당을 상징하는 주황색이 일부 섞인 흰색 점퍼를 착용했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당을 상징하는 노란색 점퍼를 입고 각 지역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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