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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인디 음반 명가 ‘향음악사’, 홈페이지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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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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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뮤직, 2∼3월까지만 자체 홈페이지 운영하기로
91년 오프라인 매장 시작해 2001년부터 온라인 판매
‘신촌 인디음악의 보고’였지만 소형 매장 입지 좁아져
김건힐 대표 “음반 판매 줄고 대형업체 늘면서 힘들어”
2001년부터 운영돼 온 온라인 음반 판매 사이트 ‘향뮤직’. 올해 2∼3월 중 폐쇄될 예정이다. ‘향뮤직’ 홈페이지 캡처

“오랜 숙고 끝에 향음악사 홈페이지를 그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12월 7일 온라인 음반 판매 사이트인 ‘향뮤직’에 2022년 1월 30일부로 홈페이지 운영을 중단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김건힐 향뮤직 대표는 공지를 통해 “개인적인 사정과 코로나19 등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게 돼 죄송하게도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됐다”며 “긴 세월 동안 받은 성원에 감사드리며 마무리는 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향뮤직은 지난달 추가 공지를 통해 “부득이하게 연장 영업을 1~2개월 더 진행하게 됐다”고 알렸다.

 

소싯적에 음악 좀 들었다는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쉬운 마음을 표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십수 년 전 향뮤직은 신촌 인디음악의 보고와 같은 곳이었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CD를 사려고 홈페이지에서 페이지를 넘기던 수많은 시간도 이젠 추억으로만 남게 돼 버렸다”고 아쉬워했다.

 

향뮤직은 원래 오프라인 음반 매장 ‘향음악사’로 출발한 곳이다. 1991년 6월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연세대 정문 부근에 있는 5평 남짓한 평범한 소형 매장이었다. 홍대 일대에서 활동하는 인디 뮤지션들의 음반을 구하기 쉽다는 이유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졌다. ‘가내수공업’으로 만들어 정식 발매되지 않은 인디 밴드의 데모앨범도 이곳에선 만날 수 있었다.

 

향음악사는 2001년 현재의 홈페이지를 만들고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인터넷 상거래가 막 시작되던 즈음이었다. 홈페이지 구성은 지금이나, 그때나 차이가 없다.

2016년 운영을 중단한 서울 서대문구 향음악사 매장. 연합뉴스

김 대표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에는 예스24와 같은 대형업체보다 70~80% 매출이 더 많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는 어쩔 수 없었다.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CD가 설 자리를 잃은 것이다. 결국 향음악사는 2016년 3월 오프라인 매장을 닫았고, 이후로는 줄곧 향뮤직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판매해왔다. 이제는 남아있던 홈페이지마저 닫는다. 김 대표는 “장사가 안되니까 어쩔 수 없다”며 “한창 잘 되던 때와 비교하면 매출이 당시의 1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서버 유지 비용조차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대형 음반매장이나 오픈마켓이 많이 늘어나면서, 우리 같은 소형 음반매장은 어중간한 입장이 됐다”며 “아이돌 음반 사려고 우리 매장 찾는 경우도 없는 데다, 요즘은 인디 뮤지션들이 SNS를 통해 직접 자기 음반을 팔기도 하니까 우리는 팔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홈페이지 운영을 중단하기로 마음먹기까지 2년이 걸렸다”며 “향뮤직을 운영하면서 희로애락이 있었고 상징적인 존재라는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향뮤직의 이름이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홈페이지 운영을 중단한 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할 계획이다. 물론 지금보다 몸집은 줄어든다. 기존 서비스 중 일부도 사라진다.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희귀 앨범을 이용자로부터 위탁받아 진행하는 경매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스마트스토어에서는 가볍게 가려고 한다. 신보 위주로 판매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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