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음모론에 미국인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둔화
게이츠 “더는 못 참아… 가짜 정보 탓 인류 위험해져”
‘빌 게이츠가 지구 인구 수를 줄이려고 일부러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유출했다.’
‘빌 게이츠가 코로나19 백신에 마이크로 칩을 집어넣어 인류를 통제하려 한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온갖 음모론의 중심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이자 자선단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으로 활동 중인 빌 게이츠(66)가 있다. 황당한 이야기라고 웃어 넘길 이가 많겠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은 “빌 게이츠한테 이용당하지 않겠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기도 한다. 그간 백신 접종 필요성을 줄곧 강조해 온 게이츠가 조만간 펴낼 저서를 통해 음모론에 관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 주목된다.
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게이츠는 현재 ‘다음 팬데믹을 방지하는 방법’이란 제목의 책을 집필하는 중이며 오는 5월 초 출간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다음 팬데믹’이란 2019년 말 시작해 올해까지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종식 이후 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또다른 감염병의 창궐을 뜻한다. 사실 게이츠는 2015년에 이미 어느 강연에서 “세계적으로 재앙을 몰고 올 바이러스 확산”을 경고하며 “의료체계 혁신과 의료진 확보 등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같은 재앙이 닥칠 것을 예견한 게이츠의 탁월한 지성이 되레 ‘일부러 코로나19를 퍼뜨린 것 아니냐’는 억측을 낳았다는 점이다. 당시 강연에서 게이츠는 “향후 몇십년 안에 1000만명 이상을 사망하게 할 바이러스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를 두고 음모론자들은 게이츠가 지구에 거주하는 인구 수를 줄이려고 일부러 바이러스를 유출한 것 아닌지 의심한다.
음모론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급기야 코로나19 백신의 실체를 부정하는 수준에까지 이른다. “게이츠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악용해 사람들 마음을 통제하거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마이크로 칩이 들어간 백신을 퍼뜨리려 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이런 음모론을 신봉하는 이들은 “게이츠 같은 특정 엘리트 집단이 인류를 지배하기 위해 백신 접종이란 수단을 강구했고, 이를 위해 고의로 코로나19 팬데믹을 조장한 것”이란 논리를 펼친다.
그간 게이츠는 여러 차례 억울함을 표시한 바 있다. 지난달 영국 과학계 인사와의 일문일답에선 “나도 음모론을 알고 있다. 그건 사실이 아니다”며 “이 음모론으로 미국의 백신 접중률이 둔화한 건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에 돌아다니는 가짜 정보가 미국인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가짜뉴스 확산 방지를 위해 규제당국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의 딸이자 의대생인 제니퍼 게이츠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슬프게도 백신이 천재 아빠를 내 뇌에 이식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백신 속에 게이츠가 만든 마이크로 칩이 들어 있다는 음모론을 조롱한 것으로 풀이된다.
곧 출간할 책에서 게이츠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음모론자들의 표적이 된 것에 대한 개인적 소회도 구체적으로 밝힐 방침이다. 또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인류가 얻은 교훈과 함께 인명을 구하고 바이러스 전파를 조기에 차단하는데 필요한 아이디어를 제안할 계획이다. 그는 “사망과 실직 등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을 볼 때마다 더는 인류가 이런 일을 겪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책을 펴내는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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