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전문가 “노견을 오래 돌본 경우에 비슷한 고충 겪는다”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은 15∼20년. 그 시간 동안 생애를 함께한 이는 반려동물의 죽음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를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반려동물상실증후군)이라고 말하는데,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뒤 보호자가 느끼는 우울감과 죄책감, 무력감 등의 정신적, 심리적 문제를 가리킨다.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펫로스 증후군은 ‘주변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슬픔’이다.
세계일보 영상팀은 ‘심리예술공간 살다’와 함께 펫로스 증후군을 경험한 반려인을 상대로 전문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펫로스 증후군이 나타나는 양상은 반려인마다 다르다. 그만큼 다양한 고민을 살펴보고 해결 방법을 함께 모색해 반려인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한겨레 애니멀피플이 공공의창, 한국엠바밍, 웰다잉문화운동과 함께한 ‘한국 반려동물 인식 조사(2021)’에 따르면 펫로스를 경험한 응답자의 과반(52.8%)은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반려동물을 잘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꼽았다.
반려인 A(41)씨도 세계일보 영상팀, 심리예술공간 살다와 함께한 펫로스 모임에서 똑같은 고민을 털어놨다.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난 이유가 자신이 제대로 돌보지 않은 탓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반려견 두마리를 각각 21년, 18년 키웠다.
“노견을 돌보는 게 힘들어 반려동물이 빨리 세상을 떠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작년 여름에는 비어있는 밥그릇을 보고도 모른 척 집을 나선 적도 있었다.”
A씨의 고백이다.
펫로스 애도 전문 상담가인 최하늘씨는 “아픈 반려동물을 오래 돌본 이들에게서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며 “스스로 탓하기 전에 반려견에게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돌이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A씨는 초등학생 자녀와 반려견 2마리, 반려묘 2마리를 5년간 동시에 돌봐야 했다.
A씨는 “퇴근하고 나서도 반려동물을 돌보느라 2시간 반가량은 앉을 시간도 없어 지쳤었다”며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자세한 상담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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