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고속도로 태양광 그늘막 공약이 여야 30대 정치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전으로 번졌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 후보의 공약을 향해 “왜 중국 기업만 좋은 공약을 내놓는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올해 신규 발전설비의 46%를 태양광으로 계획한 미국에는 한마디 말 없으면서 민주당에만 눈이 뒤집힌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58번째 ‘소확행’ 공약으로 고속도로 졸음쉼터에 태양광 전지가 부착된 그늘막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 대표는 자신의 SNS에 “묻지마 태양광이 훨씬 무식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고속도로 졸음쉼터에 태양전지를 설치해봤자 오히려 유지비용만 더 많이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졸음쉼터 이용객 대부분이 화물운전자인 만큼 화물차에 맞게 태양광 그늘막을 높은 고도에 설치해야 하고, 그만큼 원가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공약으로 이익을 보는 쪽은 태양광 업자들이고, 전 세계 태양광 원자재 시장 70%를 점유한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졸음쉼터라는 곳은 휴게소 사이사이 접근이 어려운 원격지에 설치돼 있다”며 “도로공사 요원이 전국을 돌며 고장 난 인버터(생산된 직류 전기를 실생활에 쓸 수 있도록 교류 전기로 바꾸는 장치)를 갈고, 그 소규모 태양광에서 나온 전력으로는 원가를 절대 채우지 못한다”고 했다. 또 “비 올 때 우산을 머리에 가깝게 씌우면 작은 면적으로도 비를 피하지만 높이 쳐들면 우산이 커도 비를 맞는다”라며 “태양광 패널이 달린 그늘막은 매우 높게 설치해야 하고 (시간에 따라) 바뀌는 태양 방향에 맞추려면 구조물 비용만 해도 엄청난 원가가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어떻게든 중국과 엮어보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팩트는 제대로 짚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양광 발전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전 세계에서 가장 현실적 에너지 전환 수단으로 꼽히는 가운데, 중국산 부품을 쓴다고 반대한다면 도리어 세계적 추세를 무시한 격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이 대표가 지적한 ‘원가 대비 효용’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진 않았다.
이 의원은 이 대표를 겨냥 “올해 신규 발전설비 46%를 태양광으로 계획한 미국에는 한마디 말도 없으면서 민주당에만 ‘눈이 뒤집힌다‘”면서 “중국 배터리 자본도 함께 배를 불리는 (이 대표의) 그 전기차, 대체 언제 파실 건가”라고 지적했다. 선대위 전용기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세계 각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분업한 현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생활밀착형 공약을 정파적 이익만을 따지는 것은 국정을 책임진다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환경운동가 출신 양이원영 의원도 “세계적으로 태양광 발전 설치순위 2위인 미국은 자국산 비중이 6%정도밖에 안된다. 미국이 남의 나라 좋으라고 태양광 발전기를 많이 설치하는가”라고 반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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