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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몽촌토성서 고구려 목간 출토… 현존 최고(最古)

입력 : 2022-01-19 06:00:00 수정 : 2022-01-18 19:19:55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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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팀, 469∼541년 제작 추정
10∼13字 쓰여… 판독은 어려워
“고구려, 몽촌토성 실질 지배 확인”

서울 송파구 몽촌토성에서 국내 최고(最古) 목간(木簡·문자를 적은 나무 조각·사진)이 발굴됐다. 출토 정황과 탄소연대 측정, 사료 등을 따져볼 때 백제 웅진성 천도(서기 475년) 이후 성왕의 한강유역 수복(551년) 사이 고구려 유물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성백제박물관은 몽촌토성 북문지(北門址) 일원에 대한 발굴조사 중 집수지(集水池·물 저장 공간) 터에서 고구려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목간을 발굴했다고 18일 밝혔다. 박물관 측은 백제 한성기 왕성인 몽촌토성에 대해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2014년부터 중장기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물관 측은 지난해 4월 몽촌토성 집수지에서 먹물로 쓴 글자가 있는 목간 한 점을 찾아냈다. 목간은 길이 15.6㎝, 너비 2.5∼2.7㎝, 최대 두께 0.4㎝이다. 글자는 한쪽 면에서 10∼13자가 확인됐다. 큰 글자 6∼8자를 한 줄로 적고, 오른쪽 하단에 작은 글자 4∼5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확한 글자는 판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발굴팀은 집수지 축조 및 내부 출토 목재에 대한 연륜연대분석(방사성탄소연대 측정 및 목재 나이테 분석 종합) 결과 대략 469∼541년 이곳에서 고구려가 축조하고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몽촌토성 일대에서는 백제가 고구려 침략으로 475년 이곳을 떠난 이후 성왕(재위 523∼554년)이 한강유역을 되찾는 551년까지 도로와 집수지, 건물지, 원통형 세발토기, 화살촉 등 고구려 유물이 다수 출토됐다.

한성백제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발굴 목간이 551년 이전에 만들어졌다면 삼국시대를 통틀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됐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발굴된 삼국시대 목간은 대부분 6∼7세기 신라와 백제 유물이었다”고 말했다.

신라 목간은 ‘목간 보물창고’로 불리는 경남 함안 성산산성과 신라 왕성인 경북 경주 월성, 사람 얼굴 모양 토기가 발견된 경북 경산 소월리 유적 등에서 나왔다. 백제 목간으로는 충남 부여에서 출토된 ‘구구단’ 목간과 ‘논어’ 목간 등이 있다. 최근 인천 계양산성에서 논어 목간이 발견된 적이 있다.

당시 조사단은 5세기 백제 유물이라고 주장했으나, 제작한 국가와 시기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박물관 측은 이번 조사를 통해 고구려 세력이 몽촌토성을 운영하고 다스렸다는 사실이 더욱 뚜렷해졌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21일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국목간학회 주최로 열리는 학술회의에서 구체적인 조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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