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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광주 아이파크, 허가부터 공정까지 '일사천리'

입력 : 2022-01-18 07:04:52 수정 : 2022-01-18 07: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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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사고가 난 광주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사업은 도심 한복판에 고층 건물을 동시에 짓는 일인데도, 인·허가부터 공정까지 그야말로 '일사천리(一瀉千里)' 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붕괴 사고가 난 서구 화정아이파크 1·2단지 주택 신축 사업자(현대산업개발 자회사)는 지난 2018년 12월 17일 시 건축위원회에 처음 건축 계획을 접수했다.

 

당초 계획은 화정동 23-27번지, 23-26번지에 지하 4층~지상 46층 규모 주상 복합 건물 10여 동을 각기 1·2단지로 나눠 짓는 주택 건설 사업이었다. 공급 규모는 아파트 총 724가구, 오피스텔 152호에 이르렀다.

 

한 차례 재검토 끝에 열흘 뒤 다시 열린 건축위는 최고층을 지상 43층으로 낮춰 사업 규모를 줄이는 조건으로 심의를 통과시켰다.

 

사업자는 이듬해인 2019년 2월 28일 서구청에 슬그머니 아파트·오피스텔 건축 규모를 다시 늘려 사업 계획 승인을 신청한다.

 

현행 법령상 광주시가 승인해야 하지만, 시 사무위임조례에 규정된 '600가구 미만 주택 건설 사업 계획'에 해당돼 서구청이 승인권자가 됐다.

 

그러나 승인 관련 31개 기관(시·구 각 부서·소방서·한국전력 등) 협의 도중 일부 보완사항이 지적됐다. 이에 사업자는 같은해 4월 10일 보완해 재승인을 요청했다.

 

닷새 뒤인 2019년 4월 15일 서구청은 사업 계획(지하 4층~지상 39층·아파트 705가구·오피스텔 142호)을 승인한다. 이 과정에서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합계 연면적 비율)이 536.42%에서 551.94%로 올랐다. 법정 상한 용적률인 560%에서 불과 8% 가량 낮춘 것이다.

 

사업 승인 2주 뒤 공사는 모기업인 현대산업개발이 따낸다. 수주 23일 만인 2019년 5월 21일에는 공사가 시작됐다.

 

건축 심의와 사업 계획 승인 단계에서 1차례씩 제동이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계획 접수부터 착공까지 걸린 시간은 156일에 불과했다.

 

이 같은 '속전속결'은 공사 중에도 계속됐다. 1·2단지 모두 터 파기에 이어 지하층(1~4층) 건축물을 짓자마자, 각 동마다 타워 크레인이 설치돼 거의 비슷한 속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콘크리트 양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름 장마철·겨울 혹한기를 가리지 않고 공사가 빠르게 진행됐다.

 

소음, 비산 먼지, 교통 체증 등 각종 민원과 행정 처분에도 공사는 진행됐다. 콘크리트 파편 추락 등 안전 민원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상층부 35~39층을 짓던 지난해 12월에는 충분한 콘크리트 양생 없이 6~7일 만에 1층씩 타설했다.

 

착공 960여 일 만에 꼭대기층 골조 공사에 나섰지만,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께 201동 23~38층 바닥 슬래브와 외벽 등이 무너져 내렸다.

 

제대로 된 제동 장치 하나 없이 '속도전' 공사가 진행된 현장은 결국 대형 붕괴 사고가 나서야 공정률 62%에서 멈춰섰다. 당초 준공 예정일은 올해 11월 30일이었다.

 

한편, 이번 붕괴 사고로 현재까지 작업자 5명이 실종된 상태다. 사고 사흘 만에 지하 1층 난간 사이에서 발견됐던 실종자 1명은 구조 직후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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