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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곳에 재미있는 조각품들 입안의 미소 절로 [박윤정의 원더풀 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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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1-23 09:43:52 수정 : 2022-01-23 09: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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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조각 전시장 마을 ‘바트라가츠’

온천과 함께 성장한 ‘예술의 도시’
타미나강 위 다리 건너면 중심부
천천히 걸으며 다양한 작품 음미

소설 속의 배경지 ‘하이디 마을’
초원 위 집·학교·우체국 등 재현
‘TV 만화의 추억’ 현실되는 기분
바트라가츠에서 3㎞ 정도 거리에 문학 작품 ‘알프스 소녀 하이디’ 마을을 재현한 곳이 있다. 마이엔펠트 언덕에 있는 하이디마을(Heididorf)은 테마파크처럼 스위스 전통 가옥 여러 채가 모여있다.

아침 식사를 위해 1층 레스토랑으로 내려간다. 리조트 규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은 한적하다. 모두들 객실에서 식사하나. 조용히 다가오는 직원에게 야외 테이블을 요청했다. 식당 중앙을 가로질러 야외로 나선다. 눈부신 아침 햇살에 눈가가 접힌다. 찌푸린 이마를 펴고 나니 게슴츠레한 눈에 세상이 환하게 다가온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Heidi)도 이렇게 아침을 시작했겠지! 주인공 하이디와 친구 클라라의 우정이 만들어진 이곳, 바트라가츠(Bad Ragaz)에서 파란 하늘을 바라본다. 어릴 적 TV 만화 시리즈로 익숙했던 문학 작품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생각하니 옛 시절이 떠오른다. 주인공이 느낀 행복함이 전해져 짧은 여행이지만 힐링으로 머물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계적인 웰니스 리조트인 그랜드 리조트 바트라가츠의 진정한 매력은 산책 중에 만나는 야외 조각 작품들이다. 트리엔날레가 열리는 도시의 명성에 어울리는 작품들이 알프스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새들이 지저귀며 부스러기 빵을 찾느라 테이블 주위를 종종거린다. 조용하고 쾌적한 분위기는 탁월한 미네랄 온천수의 효능 못지않게 휴양지 분위기를 돋운다. 아침 식사를 여유롭게 즐기고 산책에 나선다. 리조트를 걷다 보니 골프장 경계선이 호텔과 모호하게 닿아 있다. 골프장을 품고 있으니 리조트가 마을보다 넓게 느껴질 정도다. 5성급과 4성급 호텔 건물들과 회랑 식으로 연결된 웰니스 센터까지 다양한 시설이 낮은 건물로 공간을 메운다. 실내뿐만이 아니라 실외에서도 목욕 가운을 입은 휴양객들이 오간다. 호텔 정원을 걸으며 자연스레 조각품들을 감상하는 관광객들도 함께 거닌다.

3년에 한 번 열리는 바트라가츠의 가장 큰 이벤트인 트리엔날레는 2000년부터 시작됐다. 8번째 트리엔날레가 2021년 5월부터 6개월간 열렸고, 바트라가츠와 파두츠(리히텐슈타인) 거리에서 400여 점의 조각 작품이 소개됐다.

걸음을 옮기다보니 건물 끝자락에 부지런히 테이블 세팅을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아! 이곳이 호텔에 자리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인가 보다. 유명 식당을 지나 오른쪽으로 내려가니 분위기 활기찬 식당들과 상점들이 보인다. 특별한 경계선 없이 호텔을 벗어나 시내로 들어섰나 보다. 건물 1층 관광 안내소 간판이 보인다. 안내 책자를 챙길 겸 들어선다. 직원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마을지도와 함께 조각품이 설치되어 있는 안내지도를 건네 받았다. 트리엔날레가 열리는 바트라가츠는 휴양객들뿐만 아니라 많은 관광객들이 조각 작품을 즐기기 위해 방문한다. 알프스 배경으로 산과 경치를 즐기며 감상을 더한다. 시선을 끄는 전시작품을 보며 산책을 즐겼더니 어느새 점심시간이다. 해가 머리 위로 오르는 것도 느끼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잠시 휴식을 취할 겸 레스토랑에 들어선다. 야외 테이블에는 벌써부터 점심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현지인처럼 보이는 그들을 따라 오늘의 메뉴를 주문하고 화이트 와인 한 잔에 나른함을 즐긴다.

바트라가츠 거리 풍경
스위스 바트라가츠 지역을 고급 휴양지로 만든 온천수는 마을에서 4㎞ 정도 떨어진 타미나 골짜기에서 나온다. 바트라가츠 마을과 리조트 사이 타미나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스위스 동부 라인 강변, 타미나(Tamina) 골짜기에 형성된 바트라가츠는 온천과 함께 마을이 성장했다. 1716년 스위스 최초의 바로크 양식 온천장이 건립되었고, 1840년부터 대량 온천수로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하이디 랜드 관광안내소로 활용되고 있는 구시청사 건물로부터 바트라가츠 기차역까지가 약 1㎞, 관광안내소에서 그랜드 리조트 바트라가츠까지 400m이니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작은 마을이다. 리조트를 산책하다 타미나강 위 예쁜 다리를 건너면 마을 중심부이다. 2000년부터 시작된 트리엔날레는 코로나19 상황에도 2021년 5월부터 6개월간 8번째 전시회를 열었다. 작품 400여 점이 바트라가츠를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고, 20㎞ 거리에 있는 세계 최소국 중 하나인 리히텐슈타인의 파두츠(Vaduz)까지 이어진다.

3년에 한 번 열리는 바트라가츠의 가장 큰 이벤트인 트리엔날레는 2000년부터 시작됐다. 8번째 트리엔날레가 2021년 5월부터 6개월간 열렸고, 바트라가츠와 파두츠(리히텐슈타인) 거리에서 400여 점의 조각 작품이 소개됐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지도를 펼쳐 작품 위치를 확인한다. 소설 속에 등장한 마을 거리를 알프스 소녀 하이디처럼 걸으며 조각품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는다. 도슨트와 함께 작품을 감상하는 관광객들에게 미소를 전하고 하이디가 살았던 소설 속 배경지를 찾아 나서기로 했다. 관광안내소에서 일러준 라인강 건너 마이엔펠트(Maienfeld) 언덕 위가 하이디마을(Heididorf)이란다. 걸을까, 차를 가지고 갈까. 바트라가츠에서 3㎞ 정도라니 걸어도 좋을 듯한데 혹시나 돌아올 때 지칠까봐 차를 타기로 했다.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를 헤매다 주차장에 들어선다. 초원을 가로질러 다시 한참을 걸으니 하이디마을이다. 스위스 전통 가옥 여러 채가 모여 있다. 하이디 집, 헛간, 작은 학교, 우체국 겸 선물가게, 동물농장까지 둘러보며 기억에 자리한 풍경을 떠올린다. 어릴 적 소중한 추억이 현실이 되는 묘한 기분이다.


박윤정 여행가 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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