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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몇 분 전 벽면서 ‘펑’ 소리”… 추가 붕괴 우려에 구조작업 더뎌

입력 : 2022-01-15 08:00:00 수정 : 2022-01-15 03: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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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붕괴 건물서 실종자 1명 숨진 채 발견
28∼34층 창호공사 담당 60대 男
지하 매몰 확인 37시간 만에 수습
14일 구조대원들이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붕괴 건물 지하 1층에서 실종자 1명을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서구 HDC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공사장 붕괴사고 실종자 1명의 시신이 14일 수습됐다. 매몰 위치 확인 37시간 만의 수습이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6시49분 붕괴 건물 지하 1층에서 60대 남성 A씨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A씨는 건물 28∼34층에서 창호와 소방설비 공사를 맡은 작업자 중 1명으로 파악됐다. 그는 전날 오전 붕괴 공사 현장 지하 1층 계단 난간 부근에서 흙더미와 콘크리트·철근 잔해에 매몰돼 팔 한쪽만 보인 채로 발견됐다.

이날 붕괴사고와 관련해 최초 원인을 추정할 수 있는 현장 업체 관계자의 진술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공사 현장에서 철근 콘크리트 타설(거푸집에 콘크리트를 부어넣음) 작업에 참여한 B씨는 “붕괴사고 몇 분 전 아파트 벽면에서 펑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지상에 있던 작업자는 타워크레인의 벽면 고정장치(월 브레싱)가 파손된 장면을 확인하고 이상징후를 무전으로 전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레인 고정장치가 파손된 곳은 35∼37층 사이로 추정된다.

B씨 진술은 이번 붕괴사고가 타워크레인 벽면 고정장치가 파손되고 2차로 아파트 외벽이 붕괴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원호 광운대 교수(건축공학)는 “붕괴 당시 영상을 보면, 최상층부가 아닌 중간 부분이 먼저 무너진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있다”며 “최초 문제가 벽면에 부착된 타워크레인이 강풍 등에 의해 흔들려 파손되면서 발생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실종자 5명에 대한 구조 작업은 추가 붕괴 우려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휘어진 148m 높이의 타워크레인이다. 벽체에 연결돼 있는 타워크레인은 한쪽으로 휘어져 있어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위험한 상태다. 긴급공수된 1200t급 대형 크레인은 16일부터 타워크레인 상부 철거작업을 시작한다.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나흘째인 14일 사고 발생 아파트 단지에 어둠이 내려앉아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이날 붕괴사고 현장사무소와 감리사무소 등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확보한 공사 관련 서류, 감리일지 등을 토대로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부실 공사 여부 등 위법행위를 규명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이날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의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A-MS) 인증을 취소했다. KOSHA-MS는 사업장의 안전 시스템을 평가하는 국가공인인증제도다.


광주=한현묵·김동욱·구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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