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타워크레인서 붕괴 시작”

광주 HDC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중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해 최초 원인을 추정할 수 있는 현장 업체 관계자의 진술이 나왔다. 공사 현장에서 철근 콘크리트 타설(거푸집에 콘크리트를 넣는 작업) 작업에 참여한 A씨는 “붕괴사고 몇 분 전 아파트 벽면에서 펑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지상에 있던 작업자는 타워크레인의 벽면 고정장치(월 브레싱)가 파손된 장면을 확인하고 이상징후를 무전으로 전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레인 고정장치가 파손된 곳은 35∼37층 사이로 추정된다. A씨 진술은 타워크레인 벽면 고정장치가 파손되고 2차로 아파트 외벽이 붕괴되기 시작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붕괴사고의 최초 원인을 짐작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진술로 보고 있다. 이원호 광운대 교수(건축공학)는 “붕괴 당시 영상을 보면, 최상층부가 아닌 중간 부분이 먼저 무너진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있다”며 “최초 문제가 벽면에 부착된 타워크레인이 강풍 등에 의해 흔들려 파손되면서 발생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실종자 6명에 대한 구조 작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구조 작업이 더딘 가장 큰 이유는 추가 붕괴 우려로 구조팀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어서다. 구조 작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휘어진 148m 높이의 타워크레인이다. 아파트 벽체에 연결돼 있는 타워크레인은 외벽이 붕괴되면서 한쪽으로 휘어져 있다.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위험한 상태다. 전북 군산에서 공수된 1200t급 대형 크레인은 16일부터 타워크레인 상부 철거작업을 시작한다.

경찰은 이날 붕괴사고 현장사무소와 감리사무소 등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확보한 공사 관련 서류, 감리일지 등을 토대로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부실 공사 여부 등 위법행위를 규명할 방침이다. 현장소장 등 참고인들은 “정상적으로 공사를 진행했고, 감리·감독도 철저히 했다”며 사고와 연관성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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