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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으로 떠나는 6차산업형 체험여행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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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1-15 08:00:00 수정 : 2022-01-13 09: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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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새해를 며칠 앞두고 부산 부전역에서 울산 태화강역을 잇는 동해선이 개통됐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개통된 첫 광역전철이자 부산과 울산을 통근·통학하는 이들에게 희소식이다. 부산, 울산, 경남을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묶는 ‘부울경 메가시티’의 첫 단추라는 평가다.

 

울산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 거리가 있는 데다 중공업 도시라는 꼬리표가 달려 단일 관광지라는 평가는 드물다. 하지만 농·가공업을 거쳐 관광 등 서비스업에 이르는 6차산업형 체험프로그램이 즐비하다. 부모의 가업을 이어받은 2·3세대들이 엮어낸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은 이미 지역의 명물이다. 울산12경 중 하나로 평가받는 신불산 억새평원과 함께 유진목장과 소이빈삼동, 복순도가 등 울산의 ‘핫플’들을 다녀왔다.

 

◆영남알프스의 관문, 간월재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와 등억리 사이에 있는 간월산은 주말이면 부울경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동쪽은 깎아지른 바위 절벽이고, 서쪽은 경사가 완만한 고원지대로 대개 이쪽을 코스로 잡는다. 간월재 억새는 가을이 절정이지만 겨울에도 장관이다. 

 

울산시는 간월산에 대해 “바람도 많고 사연도 많은 눈물겨운 곳”이라고 했다. 왕방골의 죽림굴(竹林窟)은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하던 곳이다. 배내골에서 덕현재, 간월재 등을 넘어야 언양 장터에 닿았는데, 재를 넘는 옛사람들의 애환이 담겼다는 설명이다. 간월산을 포함해 해발 1000m 이상의 9개 고산으로 이어진 영남알프스 일대는 빨치산과 토벌대가 서로 총을 겨눈 아픈 역사의 장소이기도 하다.

 

간월재에 오르면 능선을 따라 3㎞의 억새평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억새의 꽃이 꺾여 가을의 은빛 물결만큼은 아니더라도 풍광이 시원하다. 울산 해설사협회 회장인 박귀나씨는 “신불산 억새평원은 ‘울산 12경’의 하나로 재약산 사자평과 더불어 전국 최고 억새평원”이라며 “봄이면 억새밭의 파릇한 새순을, 가을이면 은빛 물결이 일렁이는 억새를 보기 위해 수많은 등산객이 몰려든다”고 소개했다. 억새꽃은 10월이 절정이고 11월에 접어들면서 지지만 겨울에도 억새밭은 멋진 풍경을 자랑한다고 덧붙였다. 

 

신불산과 간월산 두 형제봉 사이의 간월재는 영남알프스의 관문이다. 신불공룡능선은 영남알프스 최고의 험한 암벽 능선으로 등산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1983년에 울주군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신불산은 간월산, 영축산과 형제봉을 이룬다.

 

◆소말부부의 꿈, 유진목장과 포니랜드

 

울주군 고헌산 자락에서 35년째 2대가 함께 운영하는 유진목장의 홈페이지에는 “좋은 우유는 우유의 근본(本)인 행복하고 건강한 젖소에게서 시작된다”고 적혀 있다. 10살 반려견 매향이 배를 깔고 누워 지키고 있는 유진목장에 닿으니 주변에 아이들을 위한 놀잇감이 널려 있다. 주말마다 진행되는 피자만들기 체험은 인근에 입소문이 났다. 손님 한정으로 무료인 송아지 우유주기 체험에 아이들이 줄을 선다.

 

유진목장 주인장 정해경(32·여)씨는 “건초 먹기 전 생후 1∼2개월 된 송아지라서 스트레스를 안 주려고 노력한다”며 “한 번에 5∼6마리의 송아지에게 총 18명이 우유를 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유진목장에는 젖소 150마리가 매일 우유를 생산한다. 정씨는 어릴 적부터 부모가 운영하는 목장의 소들에게 건초를 날랐다. 동물을 좋아하지만 소똥 냄새는 싫었다. 부산대 동물생명자원학과에서 유가공 등을 공부한 정씨는 2011년 목장을 접겠다는 아버지에게 “업을 잇겠다”고 선언하고 팔을 걷어붙였다.

 

2015년 7월 언양 시내에 10평 규모의 디저트 카페 본밀크를 냈다. 목장에서 직접 짠 우유를 가공해 소프트아이스크림과 요구르트, 잼, 푸딩을 팔았다. 바로 지역 명소가 됐다. 손님들이 목장이 어디냐고 자꾸 물었다. 생산지인 목장을 소개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다. 초지였던 목장 자리에 제조시설과 판매장을 따로 만들었다. 소를 보여주고 싶어 우유짜기 체험을 고려했지만 스트레스 받은 소가 생산한 우유는 유질이 나빴다. 송아지 우유주기 체험만 진행하는 이유다.

 

2019년 5월 목장에 본치즈어리도 열었다. 여기서 피자 만들기 체험 등을 한다. 우유 생산과 가공은 부모인 정이기·손선희씨가, 본밀크와 치즈어리 등은 정씨와 언니 해란씨가 도맡는다. 

 

목장 판매장 한 쪽에 말우유 비누가 전시돼 있다. 정씨의 남편 김유장(34)씨가 운영하는 포니랜드에서 만들었다. 포니랜드도 6차산업 형 승마장 겸 체험농장이다. 양과 알파카, 토끼 등을 볼 수 있다. 포니랜드에서는 유진목장의 아이스크림을 판다.

 

정·김씨는 2018년 울산의 청년창업농 모임에서 만나 2020년 4월 결혼, 10개월 난 딸을 뒀다. 정씨는 “남편의 체험농장이 더 오래됐다”며 “유진목장과 포니랜드를 엮은 여러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정씨는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네덜란드, 터키, 이스라엘, 호주 등 치즈와 젤라또 등을 배우러 끊임없이 유학했다. 건강한 로컬 브랜드를 꿈꾸는 정씨는 “모든 것을 직접 해야 하는 멀티가 돼야 한다”고 했다. 1차산업에서 비롯한 사업이다 보니 접근성이 떨어져 함께 일할 사람 구하는 게 가장 어렵다고 털어놨다.

 

◆계곡 옆 카페, 소이빈삼동

 

울주군 삼동면에 있는 소이빈삼동은 부울경 엄마들에게 ‘아이와 놀기 좋은 예쁜 계곡 카페’로 이름난 곳이다. 카페 바로 옆이 계곡이다. 정족산과 영축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이곳에서 합쳐져 대암댐으로 향한다. 여름이면 계곡에서 노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카페 이름을 보면 이곳이 콩을 주제로 한 곳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 콩은 메주를 말한다. 겨울에도 주말에는 아이들을 상대로 한 장담그기 체험 등을 이어가고 있고, 주중에는 학교에 가서 프로그램을 한다.

 

언양전통식품 대표 김경민씨는 1983년부터 언양에서 메주를 빚어온 장인의 가업을 아내와 함께 물려받았다. 2019년 언양전통식품으로 확대해 더 다양한 전통식품을 다루고 있다. 삼사관학교 출신인 김씨는 2016년 장인의 사업체가 태풍 피해를 입은 뒤부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흙을 쌓아 지대를 높여 소이빈삼동 문을 연 게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9월이다.

 

김씨는 “요리사경연대회, 프리마켓, 공연 등 원래 하려던 것은 아주 많았지만 대부분 접었다”고 했다. 이어 “올해 목표는 다양한 굿즈를 만드는 것”이라며 “카페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메주와 장류를 활용한 6차산업으로 농촌지역의 부가가치를 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편하게 담글 수 있는 메주세트, 장류와 발효식품 외에 학교와 가정을 상대로 건강한 우리 먹거리에 대한 지식을 전달, 식품제조업을 넘어 건강한 식탁을 만드는 조력자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소이빈삼동에도 메주로 된장이나 고추장을 만드는 장담그기 체험이 생겼다. 체험장이 없어 학교 행사 위주로 진행하다 정부 지원을 받아 지난해 10월 체험 프로그램을 꾸린 것. 체험 후 고추장·된장·막장 중 하나와 음료 한 잔을 내어주는 40분짜리 체험키트가 있다. 2명 이상 예약하면 된다. 소이빈라떼 맛이 일품이고, 포토존이 널렸다.

 

◆울산 명물 복순도가와 향산가든

 

복순도가는 프리미엄 막걸리로 유명하다. 탄산의 청량감이 가득해 젊은 층에 인기다. 2012년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 만찬주로 쓰이면서 이름을 알렸다. 울주의 양조장 외에 부산에는 폐공장을 활용한 레스토랑을, 서울 노들섬에는 라운지바를 운영해 왔다. 

 

미국 뉴욕 쿠퍼 유니언에서 건축을 전공한 김민규 대표는 어머니가 빚은 막걸리를 발전시켰고, 건축학 경험을 살려 양조장까지 지었다. 복순은 김 대표의 어머니 이름이다. 동생 민국씨도 양조장에서 일한다. 복순도가 양조장에는 막걸리를 직접 빚어보고 시음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코로나19로 잠정 중단됐다. 복순도가는 올해 말 2공장 증설을 앞두고 있다.

 

복순도가 양조장 위쪽 향산가든은 지역 맛집이다. 한때 고깃집으로 유명했는데 이젠 고등어정식을 먹으러 오는 점심 손님이 더 많다. 32년째 향산가든을 운영해 온 강영무 사장은 “원래 복순도가가 유명해지기 전에는 ‘향산가든 아래 막걸리집’으로 통했는데 이젠 복순도가 위의 향산가든이 됐다”고 말했다. 대화 도중에도 커다란 고등어 한 토막에 무 등 야채를 넣고 빨갛게 조려낸 고등어정식 주문이 쌓인다. 아내 권금랑씨의 손맛이다. 

 

강 사장은 복순도가 김 대표의 아버지를 잘 안다. 6∼7년 전부터 복순도가와 협업 체제가 갖춰진 배경이다. 복순도가 막걸리를 사다가 마셔도 되는 향산가든의 휴무는 둘째, 넷째 토요일이다. 오히려 여행객이 많은 날에 문을 닫는 이유는 있다. 코로나19 탓에 일하는 사람도 다 돌려보냈는데 주변 회사원과 공장 직원들이 평일 점심에 별미를 찾아 향산가든에 들르는 통에 가게 문도 못 닫고 있다고 하소연이다. 태화강역에서 출발해 울산역을 거쳐 승남사까지 가는 1713번 버스가 20∼30분 간격으로 복순도가 앞에 선다.

 

울산에 터잡은 스마트관광 기업 유트립은 복순도가와 지역 맥주 브루어리인 트레비어 등을 묶은 ‘주루마블’, 울산국제아트페어와 울산대교 전망대, 태화강국가정원 은하수길 등을 엮은 ‘달빛마실’ 등 1박2일 상품을 판매한다. 예약에 따라 일부 일정을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울산=글·사진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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