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11일 발생한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 당국은 즉각 수사본부를 꾸리고 수사에 착수했다. 또 경찰과 소방당국은 12일 오전 중 안전점검을 한 뒤 구조 인력 투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광주경찰청은 11일 붕괴 사고의 중대성을 고려해 수사부장(경무관 김광남)을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를 꾸렸다. 경찰은 안전진단이 마무리되면 합동 감식에 나설 예정이다. 또 붕괴 원인, 공사 현장 안전관리 상황 등 사고와 관련한 전반적인 내용을 엄정하게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오후 140m 높이의 타워크레인이 붕괴하거나 외벽 잔재물이 추가로 낙하할 위험이 있어 실종자 수색을 중단하고 이를 실종자 가족에게 알렸다. 당국은 오는 12일 오전 안전점검을 한 뒤 구조 인력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사고 당일 “공사 현장 근로자 중 안전이 확인되지 않는 분들의 소재를 신속히 파악하라”고 소방청장, 경찰청장, 광주시장에 긴급 지시했다. 현재 콘크리트 타설 작업에 투입하기로 했던 작업자 6명과는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 장관에게는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구조대원, 인근 주민의 안전을 위한 조처를 하라고 주문했다. 김 총리는 또 공사장 안전진단을 철저히 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고 강조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기온이 떨어진 겨울에는 콘크리트에 열을 가해 적정한 온도로 올려줘야 하지만, 무리하게 공기를 지키려다 공사를 진행했고, 콘크리트와 철근의 접착력이 떨어지면서 붕괴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이 현장의 시공사는 지난해 6월 재개발을 위한 철거 작업 중 건물 붕괴 참사가 일어난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이다.
앞서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23~34층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현장 작업자 6명은 구조됐지만 6명은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잔해물에 주변 주·정차 차량 10여 대가 깔리기도 했다. 지자체와 소방당국은 현장과 인접한 주상복합건물 2곳 274가구 주민 500여명을 대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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