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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에너지·디지털 대전환" vs 尹 "아이 낳으면 월 100만원"… 정책·비전 대결

, 대선

입력 : 2022-01-12 06:00:00 수정 : 2022-01-11 23: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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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정책·비전 대결 본격화
설 연휴 앞두고 의제 선점 전략
구체적 방안은 없이 구호만 요란

미래 비전위한 재정 정책 발표
저성장·저출생·양극화 극복 공약 내놔
아동·가족·인구 다룰 부처 신설 계획
부모급여 年 3조… 재원마련 방안엔 ‘…’

코로나 직격탄 맞은 자영업자들 대상
“임대인·임차인·정부가 3분의1씩 분담”
3∼5년간 재정 부담 50조원 소요될 듯

尹 “北 도발 막을 방법은 선제 타격뿐”
與 “인식 수준 심각… 곧장 전쟁 될 것”

‘이재명 신경제 비전’ 선포식
산업·국토·과학기술·교육 ‘4대 전환’
‘공공 개혁’·‘금융 개혁’ 통해 뒷받침
기후위기 대응 ‘에너지 고속도’ 건설

‘5극 3특’ 체제로 국토 재편안 제시
AI·양자기술·항공우주 등 집중 육성
본격적 ‘경제 대통령’ 이미지 부각
“5·5·5 공약 임기내 도달은 아냐”

일각 “낡은 방식으로 양적성장만”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여야 대선 후보들이 11일 대한민국 미래 청사진을 경쟁적으로 발표하며 본격적인 정책 대결에 나섰다. 20대 대선 분기점이 될 설명절을 앞두고 ‘준비된 차기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구호만 외칠 뿐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못하거나 대규모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정책을 발표하며 인기영합적 행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이 직면한 도전 과제로 ‘코로나19’, ‘저성장·저출생·양극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위기’ 등을 꼽고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아이를 낳으면 1년간 매달 100만원의 ‘부모급여’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년에 출생하는 숫자가 26만명 정도인데 (아이 1명당) 1200만원씩 하면 그렇게 큰 금액이 들어가지 않고, 자녀 출산에 관한 경제적 부담에서 해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정양육수당과 아동수당, 육아휴직 급여 등 기존의 복지제도를 어떻게 개편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코로나19 위기로 큰 타격을 받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임대료 나눔제’도 약속했다. 임대료를 임대인, 임차인, 국가가 3분의 1씩 나누어 분담하는 방안으로 재원 규모는 50조원으로 추산했다. 윤 후보는 “고질적인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경제는 정부 중심이 아니라 민간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며 “잠재성장률을 2%에서 4%로 2배 올리겠다”고 밝혔다. 민간영역을 어떻게 활성화할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날 산업·국토·과학기술·교육 등 이른바 ‘4대 대전환’을 통해 세계 5강의 경제대국을 이룩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후보는 민간을 앞세운 윤 후보와 달리 “정부의 대대적인 선행투자를 통해 민간기업의 과감한 투자를 유인하고 경제성장을 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운전대를 잡고 성장을 이끌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최근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약을 내놓았지만 사회안전망인 건보 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통화에서 “이·윤 후보 모두 국가 재정에는 관심이 없고 표를 얻기 위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할아버지공장 카페에서 '진심, 변화, 책임'을 키워드로한 신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尹 “아이 낳으면 1년간 월 100만원… 임대료 나눔제 도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1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와 저성장·저출생·양극화 문제 극복을 위한 대대적인 재정정책을 발표했다. 자영업자 임대료 나눔제, 음압병실·중증외상센터·분만실 설치 등 필수 의료분야 공공정책 수가 신설, 월 100만원의 신생아 부모급여 지급 등이 골자다. 앞서 내놓은 ‘사병 월급 200만원 인상’에 이어 대규모 재정 투입이 필요한 공약을 잇따라 발표한 것이지만, 정작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당내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포퓰리스트”라고 비판해온 윤 후보가 대규모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공약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정책 방향이 차별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성동구 폐공장을 리모델링한 문화공간에서 ‘진심·변화·책임’을 주제로 한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50년간 염색공장과 자동차공업사로 사용되다가 도시재생과 함께 2030세대의 창의력을 통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성장이 멈추면서 쇠락했던 공장이 관광 명소로 변신했듯,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취지를 부각하려 했다는 것이 선대본부 측 설명이다.

 

윤 후보가 내놓은 ‘3분의 1’ 임대료 나눔제는 임대인·임차인·정부가 3분의 1씩 임대료를 나눠서 분담하는 정책으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임대인은 분담한 3분의 1의 임대료 중 20%는 세액 공제로 돌려받는다. 삭감된 임대료로 인한 손실은 코로나19 종식 후 세액공제 등의 형태로 정부가 추가로 분담한다. 임차인은 남은 임대료 3분의 1과 공과금을 은행의 대출을 받아 납부하며 대출금의 절반은 정부가 낸다. 윤 후보는 재원 규모에 대해 “3∼5년 정도 순차적으로 재정부담이 들어간다. 50조원 정도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년 기자회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진심·변화·책임’을 키워드로 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필수의료 국가책임제는 음압병실·중환자실·중증외상센터·분만실 등 국민 생명에 직결되는 시설 확충과 인건비 지원을 위해 공공정책 수가를 별도로 신설해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윤 후보는 “공공정책 수가를 별도로 신설해 더 큰 의료적 재앙이 닥치더라도 중환자실, 응급실이 부족해 국민이 발을 동동 구르며 피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또 ”성장률 상승과 출생률의 증가, 소득분배의 개선이 선순환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저출생 문제 해법으로 신생아 1인당 1년 동안 월 100만원씩 지급하는 부모급여 신설 방안을 밝혔는데, 윤 후보 구상에 따르면 1년에 3조1200억원 가량이 필요하다.

 

윤 후보는 인구·아동·가족 등 사회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부처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한 대안은 아니라는 취지로 답했다. 윤 후보는 사회안전망 구축을 강조하며 “양극화나 취약계층을 낳게 한 경우 튼튼한 안전망을 선별적이든 보편적이든 구축하는 것이 맞다”며 “시장경제 체제와 양립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대북 정책 등과 관련해 문재인정부를 비판할 때도 최대한 차분한 말투를 유지하려는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는 이날 극초음속미사일로 추정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선제타격밖에는 막을 방법이 없다”며 “북한의 핵 고도화 과정을 어떤 식으로든 중단시켜야 한다. 현실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단히 심각한 인식 수준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선제 타격이라는 것이 곧바로 전쟁으로 이어진다. 선제공격을 해서 전쟁술에 의한 평화를 거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경제 비전선포식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李 “에너지·디지털 대전환”… ‘5·5·5 이재노믹스’ 청사진 제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일 발표한 산업·국토·과학기술·교육 ‘4대 대전환’과 공공·금융개혁 등 2대 개혁과제는 이른바 ‘이재노믹스’(이재명+이코노믹스)의 구체적인 로드맵에 해당한다. 앞서 이 후보가 밝힌 ‘5·5·5(국력 세계 5위·국민소득 5만 달러·주가 5천 시대) 공약’ 달성을 위해 그간 이 후보가 발표해 온 경제 관련 공약을 한 데 모아 정리하면서 본격적인 ‘경제 대통령’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신만의 ‘성장 브랜드’를 확실히 부각하며 오는 설 연휴 전까지 중도·보수로의 외연 확장에 집중하겠다는 득표 전략도 엿보인다. 다만 정의당 등 일각에선 5·5·5 등 이 후보의 숫자 중심 성장 전략에 대해 “낡은 방식으로 양적 성장만 밀어붙이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신경제 비전 선포식에서 “지금 우리는 에너지 전환, 디지털 전환, 그리고 최근에는 코로나 팬데믹(대유행)까지 동시에 맞으며 역사적 대전환 시대를 살고 있다. 지금이 대전환의 골든타임”이라며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이 후보는 “고구려 기병처럼 디지털 산업 영토, 기술 영토, 글로벌 영토 확장 기회를 선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재생에너지 지능형 전력망인 ‘에너지 고속도로’를 건설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동시에 신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부 차원의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책으론 기후대응기금 확충, 기후에너지부 신설이 꼽힌다. 제조업과 관련해서는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중소기업 육성책으론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 및 중소·벤처기업 모태펀드 10조원, 기술보증 규모 2배 확충 등을 내걸었다. 법률·회계·건축·금융 등 지식서비스업 발전을 위해선 현재 69개인 세계 1등 수출 제품을 100개 이상으로 늘리는 구상도 공개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국토 대전환 방법으로는 ‘5극 3특’ 체제를 제시했다. 전국을 동남권(경남·부산·울산), 대경권(대구·경북), 중부권(세종·대전·충청), 호남권(광주·전남), 수도권 등 5대 메가시티로 재편함과 동시에 새만금·전북 특별 권역, 강원평화특별권역, 제주특별자치도 3곳의 특화발전 구상이다. 과학 대전환 과제로는 인공지능·양자기술·우주항공 등 10대 미래전략기술 육성계획이, 교육 대전환에는 교육과정 유연화와 지역대학 혁신체제 구축 및 대학도시 건설 등이 포함됐다.

연일 공약 방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경제 비전 선포식을 열고 ‘세계 5강 국가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발표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이 후보는 4대 대전환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공공개혁과 금융개혁 등 2대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 경선 때부터 주창해 온 과학기술혁신부총리제 도입, 기획·예산 기능 개편, 주가 조작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과 함께 모자회사 쪼개기 상장에 따른 소액투자자 피해 방지 등 자본시장 투명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을 기업 하기 좋은 ‘규제프리 국가’, 혁신의 자유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비전 선포 뒤 취재진과 만나선 5·5·5 공약 달성 시점에 대해 “임기 내 도달하겠다는 건 아니다”라면서 “최단기간에 도달하겠다는 비전이자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이 후보의 경제 공약엔 고속도로, 제조업, 지식서비스 등과 같은 추상적 말 잔치는 있지만 정작 시민의 삶에 대한 고민은 찾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이 후보가 경제 성장) 속도를 강조한 부분에선 숫자만 보고 내달렸던 박정희 정권의 기조까지도 후퇴한 듯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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