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서 시작해 3분 만에 전층 번져

미국 뉴욕시의 서민 아파트에서 큰불이 나 어린이 9명을 포함해 19명이 숨졌다. 대부분 대피 과정에서 연기를 들이마신 피해자다. 시 당국은 “최근 들어 최악의 화재”라고 밝혔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전 10시54분 뉴욕 브롱크스 지역의 19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19명이 사망하고 63명이 부상했다. 이 중 32명은 중태에 빠졌다.
불은 아파트의 2∼3층 복층의 이동식 전기히터에서 시작해 3분 만에 아파트 전층으로 번졌다. 화재 직후 소방관들이 도착했으나, 화재가 난 곳의 문이 열려 있다보니 연기가 건물 전체를 뒤덮은 상태였다.
대니얼 니그로 뉴욕시 소방청장은 “모든 층 계단에서 피해자를 발견했다”며 “대부분은 연기 흡입으로 인한 심장마비 상태여서 전례 없는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이번 피해가 1990년 브롱크스 나이트클럽 방화 사건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시 87명에 달하는 사망자를 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아파트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현대 뉴욕에서 목격한 최악의 화재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뉴욕시에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순간”이라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는 1972년 건축된 50년 된 아파트로, 총 120가구로 이뤄져 있다. 건물 주민은 아프리카 감비아 출신 등 무슬림 이민자가 대부분이다. 건물 난방이 약해 대부분 개별 히터를 이용하고, 비상탈출구가 없어 대피 시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오늘은 비극과 고통의 밤이며, 우리는 재건을 시작할 것”이라며 “희생자들을 위한 주택과 장례비용, 생필품 제공을 위한 보상기금을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롱크스 지역은 뉴욕시의 대표적인 서민 거주지로 꼽힌다. 지난 2017년에도 브롱크스 소재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13명이 사망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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