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연달아 ‘멸공’ 해시태그 등을 달아 논란이 일자, 온라인 공간에선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이마트·스타벅스 등 ‘불매운동’으로까지 확산하는 분위기다.
신세계는 ‘사주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다’라는 분석과 함께 주가가 급락했다.
10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보이콧 정용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포스터 이미지가 퍼지고 있다.
이는 지난 2019년 우리나라를 휩쓴 ‘노 재팬’ 불매운동 포스터에서 ‘일본’을 ‘정용진’으로 치환한 것으로, 일부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누리꾼은 한 게시물에서 정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의 지분율을 비롯해 정용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이마트와 계열사 실적을 자세히 분석해 놓기도 했다.
그는 스타벅스의 영업이익이 이마트 전체 영업이익의 55%나 차지한다고 지적하며 불매운동의 시작점을 스타벅스로 하자는 주장도 폈다.

이날 신세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80% 하락한 23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36억원, 68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의 하루 순매도 금액은 작년 6월18일(282억원)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신세계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8%나 빠지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쯤부터 “공산당이 싫다”, “멸공” 등의 문구나 해시태그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려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소식은 외신에도 보도됐고, 신세계의 대중국 사업에 대한 우려가 터져나왔다.
정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이마트는 지난 2017년 중국 사업에서 모두 손 뗐지만, 정유경 총괄사장이 대주주인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면세점과 화장품 사업을 펴고 있어 중국 사업 노출도가 큰 편으로 알려졌다.
이에 신세계 주주들은 정 부회장을 향해 “대기업 사주로서 기업 경영과 무관한 정치적 발언을 내놓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이 담긴 기사 갈무리(캡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는 ‘멸공’·‘반공방첩’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해당 게시글이 논란이 되자 그는 삭제하고 대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이 들어간 기사 화면과 함께 “나의 멸공은 중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적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현근택 대변인은 9일 자신의 트위터에 “앞으로 스타벅스 커피는 마시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주목받았다.
또 그는 한 트위터리안이 “나 하나쯤이야 하지 말고 이마트, 신세계, 스타벅스에 가지 맙시다. 발을 들이면 정용진이 윤석열이 국민을 우습게 압니다”라고 쓴 글을 리트윗(공유)하기도 했다.
다음날인 10일 현 대변인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멸공 논란’과 관련해 “시대가 지금 어느 시대인데 ’일베’스러운 놀이를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