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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간 민주화 헌신… ‘유월의 어머니’ 아들 곁으로 [고인을 기리며]

입력 : 2022-01-09 23:00:00 수정 : 2022-01-09 23: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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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한열 열사 모친 배은심 여사

유가협 이끌며 약자 위해 투쟁
민주유공자법 제정 끝내 못 이뤄

“오늘날 민주주의 만들었다”
文 대통령 조문… 사회장 엄수
9일 숙환으로 별세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지난해 6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열린 ‘제34주기 이한열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고(故)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가 9일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2세.

 

광주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배 여사가 이날 오전 조선대병원에서 숨졌다. 배 여사는 최근 심근경색으로 수술을 받은 뒤 귀가했지만 전날 갑자기 쓰러졌다. 이후 다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소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사회단체는 유족들과 협의해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가안)’ 장례위원회를 꾸려 광주에서 사회장(3일장)을 치른다. 서울에도 별도의 분향소가 설치된다. 빈소는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11일 오전, 장지는 광주 망월동 8묘역이다.

 

평범했던 고인의 삶은 아들 이한열 열사가 1987년 6월9일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숨지면서 송두리째 바뀌었다.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남편과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을 만나 본격적인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활동에 나섰다가 투사로 변신했다.

 

고인이 참척(慘慽) 이후 살아온 지난 35년은 ‘이 땅에 다시는 아들처럼 죽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의지로 점철된 시간이었다. 배 여사는 1998년부터 유가협 회장을 맡아 422일간 국회 앞 천막 농성을 벌여 민주화운동보상법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이끌어냈다. 2019년에는 용산참사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가 용산범대위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고인은 민주화 투쟁 선봉에 서면서 여러 차례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1989년 전교조 해직교사 복직을 요구하다 연행된 딸을 면회하려다가 폭행을 당하는 등 거리의 투사 역할을 자처했다. 배 여사는 이러한 민주화 공로 등을 인정받아 2020년 6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하지만 고인은 아들인 이 열사가 끝내 문재인정부 임기 도중 민주유공자가 되는 것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김정숙 여사와 함께 배 여사의 빈소를 찾아 “이한열 열사와 아들의 못다 이룬 꿈을 이어간 배은심 여사의 희생과 헌신이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만들었다”며 넋을 기렸다.

 

정치권 인사들은 일제히 애도의 뜻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조문을 마친 뒤 “평생 자식을 가슴에 묻고 고통 속에 사셨을 텐데 너무 안타깝다”며 “이제 이 세상은 우리들께 맡기고 편안하게 영생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민주주의 회복과 발전으로 보답하겠다”고 애도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넘볼 수 없는 숭고한 정신과 꼿꼿함을 우리 모두에게 남기셨다”고 추모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남은 사람들은 먼저 간 사람들의 삶을 대신 사는 것’이라던 그 말씀을 잊지 않고 저희 가슴에 안고 살겠다”고 적었다. 6월항쟁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이 열사의 영정을 들었던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아드님과 해후하시고, 회포도 푸시고, 내내 안식을 누리시길 기원한다”고 애도했다.

 

시민사회도 이날 고인의 죽음에 애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순 광주·전남 추모연대 집행위원장은 “이렇게 어머니(배 여사)를 보낼 수 없다. 보내고 싶지 않다”고 황망한 마음을 전했다. 장남수 유가협 회장은 “남은 가족들이 목숨을 바쳐서라도 민주유공자법을 만들어 고인의 뜻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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