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에 6300만弗 보조금 등
재정 지원해 영향력 확대 도모

미국·인도 등과 패권 경쟁 중인 중국이 인도양과 인도 ‘앞바다’ 국가들에 대한 지원을 통해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에리트레아, 케냐, 코모로 등 인도양에 접해 있는 아프리카 국가를 돌아본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귀국길에 인도와 인접한 몰디브를 찾았다. 이어 스리랑카를 방문한 뒤 귀국한다.
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6300만달러(약 758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몰디브와 스리랑카는 중국의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진주 목걸이 전략, 솽하이 전략 등에서 거점 국가로 여겨진다. 진주 목걸이는 중국이 중동에서 남중국해까지 해로를 따라 투자 개발한 거점 항구들을 이으면 진주 목걸이 형태가 된다는 뜻의 용어다. 솽하이 전략은 중국이 인도양과 서태평양을 모두 중시한다는 개념이다.
왕 부장은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몰디브 대통령과 압둘라 샤히드 외무장관을 잇달아 만나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이같이 밝혔다. 양측은 또 양국 간 왕래가 자유롭게 되면 몰디브인들이 30일간 비자 없이 중국을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비자면제협정에도 서명했다.
왕 부장은 친중 노선을 걷고 있는 스리랑카에서도 ‘지원 보따리’를 풀 것으로 보인다. 스리랑카는 외화 부족, 물가 폭등 등 심각한 경제난으로 국가부도 위기까지 몰려 중국의 지원이 절실하다. 스리랑카는 중국으로부터 빌린 대규모 차관으로 함반토타항을 건설했으나, 차관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자 2017년 중국 국영 항만기업인 자오상쥐에 99년 기한으로 항만 운영권을 넘겨준 바 있다.
앞서 왕 부장은 아프리카 방문 기간 미국 제재를 받고 있는 에리트레아에 대한 지원 약속, 아프리카 뿔 지역의 안보 문제 지원을 위한 특사 임명, 중국에 대한 농산물 등 수출 관련 협정 체결 등을 방문 선물로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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