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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전쟁’ 23년이 바꿔놓은 세계지도 29장

입력 : 2022-01-08 01:00:00 수정 : 2022-01-07 19: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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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미카베리즈/최파일 옮김/책과함께/5만8000원

나폴레옹 세계사/알렉산더 미카베리즈/최파일 옮김/책과함께/5만8000원

 

“나는 세상을 바꾸라는 소명을 받았어.” 나폴레옹은 어느 날 스페인 국왕 자리에 앉힌 형 조제프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생전 ‘신(神)의 소명’ ‘인류의 이상’ ‘역사적 승리’와 같은 수사를 자주 구사했다. 나폴레옹은 그의 말처럼 실제로 세계를 바꿔 놓았다.

23년간 이어진 이른바 ‘나폴레옹 전쟁’은 유럽뿐 아니라 세계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광대한 식민지를 보유했던 에스파냐는 전쟁에 휘말리면서 해체의 길로 접어들었고, 오스만제국도 이집트와 발칸반도 등 속주에 대한 지배력이 약화했다. 나폴레옹이 탄생시킨 라인연방은 독일연방으로 확대, 변형되며 독일 통일의 디딤돌이 됐다. 전쟁에 따른 막대한 재정지출로 유럽 국가들이 약해진 가운데 미국은 강대국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잡았다.

알렉산더 미카베리즈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교수가 쓴 ‘나폴레옹 세계사’는 유럽을 중심으로 전개된 나폴레옹 전쟁뿐 아니라 유럽 제국주의의 역학관계, 각국의 상황, 아메리카 대륙·인도·남아시아 등 식민지 문제를 종합적으로 개괄하며 격동기의 역사를 써 내려갔다. 얽히고설킨 역사를 담아내는데 저자는 무려 1000쪽 넘게 할애한다. 주석만 책 한 권 분량인 약 300쪽에 이르는 대작이다.

책에 실린 29개의 세밀한 지도는 나폴레옹 전쟁이 미친 지구적 영향을 보여주는 증거다. 1789년부터 1815년까지의 세계를 담은 지도들은 빼곡하게 수록된 지명들이 전쟁의 양상에 따라 국경선을 넘나들고 속령을 바꾸었음을 보여준다.

전쟁 초기에는 혁명의 열정이 살아 있었다. 혁명정부는 총과 포를 앞세워 전제 군주와 귀족들이 지배했던 유럽 국가들로부터 민초들의 삶을 해방할 듯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인민해방을 위해 시작된 전쟁은 정복과 약탈의 전쟁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나폴레옹이 권좌에 오르면서 프랑스의 전쟁 목표는 영토 팽창과 유럽대륙에서의 패권 장악이라는 전통적인 정책들로 회귀했다. 1804년 황제 자리에 오른 나폴레옹은 1805년과 1810년 유럽 열강이 프랑스를 상대로 맺은 동맹을 세 차례나 분쇄한 뒤 에스파냐의 대서양 연안에서부터 폴란드 평원까지 뻗은 대륙으로 지배권을 확대했다.

나폴레옹은 전쟁을 통해 새로운 국제 질서를 창출하고, 유럽에서 프랑스의 헤게모니 권력을 수립하고자 했다. 프랑스와 영국 두 열강은 유럽만이 아니라 남북아메리카 대륙과 아프리카, 오스만제국, 이란,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제도, 지중해와 인도양에서 지배권을 놓고 다퉜다. 저자는 세계 각지의 분쟁지역들을 다룸으로써 나폴레옹 전쟁이 얼마나 멀리까지 도달했는지를 실증한다.

저자는 “나폴레옹 전쟁은 무엇보다 유럽 내 갈등이었지만, 유럽과 나머지 세계와의 관계를 형성했다”며 “이 무력 분쟁은 유럽 국가들이 개혁과 근대화라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과하도록 강요하고 촉진했으며 그 과정에서 세계 여러 지역 간 세력 균형을 변화시켰다”고 설명한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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