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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만도 못해”·“분란 조장” 뭇매에도… 이준석 ‘사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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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1-05 06:00:00 수정 : 2022-01-04 22: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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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안팎서 “백의종군 해야” 책임론 분출

특히 의원들 불만 폭발… 선수별로 모여
‘친윤’ 권성동 “李, 당 대표가 해당 행위”
재선 의원들은 다시 의총소집 요구키로
김경진 “李 2030 지지, 과대 포장” 맹폭
‘성상납 의혹’에 ‘직무정지 선언’ 요구도

李 “내 거취 변함없다” 이어 즉답 피해
‘해당행위’ 발언엔 “조심 좀 하라” 경고
최고위원 3명 더 사퇴시 ‘식물 지도부’
명확한 규정 없어 강제로 못 끌어내려
洪 “당 대표 쫓아내잔 발상, 대선 포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2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재편을 둘러싼 내홍이 최고조에 달한 4일, 윤석열 대선 후보뿐 아니라 이준석 대표 역시 중대 기로에 섰다. 당 안팎에서 사태가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이 대표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과 함께 당대표직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연일 사퇴에 선을 긋고 나섰다.

 

특히 원내의 움직임이 적극적이다. 재선 송석준 의원 등 11명은 이날 오전 ‘당 쇄신 방안 논의 및 대선 승리 전략 모색’을 사유로 내세워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전날 의총에 이어 또다시 ‘이 대표 성토대회’가 열릴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전날 사퇴 의사를 밝힌 김기현 원내대표가 의총을 열지 않기로 결정하자, 의원들은 대신 선수별로 따로 모였다.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정진석 국회부의장실에서 모여 이번 사태 수습 방안 등을 논의했다. 윤 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성동 사무총장은 중진 모임 도중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의 제1의 임무는 정권교체 선봉장이 되는 것인데, 이 대표의 지금까지 발언을 보면 당 분란을 조장하고 해당 행위를 한 것”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정 부의장은 모임 후 취재진에 “빠른 시일 내에 중진들이 이 대표와 대화 기회를 갖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재선 의원들도 국회에서 1시간가량 의견을 나눴다. 김정재 의원은 모임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내일 의총 소집을 (다시) 요구하기로 했다”며 “향후 정권교체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해당 행위를 하는 발언 또는 행동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제해줄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초선 의원들은 5일 오전 10시에 국회에서 모일 예정이다.

 

언론 인터뷰 등에선 보다 노골적인 이 대표 사퇴 요구가 쏟아져 나왔다. 윤 후보 측 인사로 알려진 김경진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단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제가 만나는 사람 중에 10명 중에 한 7~8명 정도는 이 대표가 백의종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 사퇴로 2030세대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 아니냔 물음엔 “‘이 대표 없인 2030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얘기도 어떻게 보면 과대 포장된 주장 아닌가”라며 “중요한 건 2030이 생각하는 바를 제대로 실천해 줄 수 있는 후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김용남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도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해 “대부분의 당내 의견은 ‘이 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는 것)”라고 역설했다. 그는 “점잖게 표현하면 윤 후보 입장에서 이 대표는 계륵과 같은 존재고, 보다 강한 표현을 쓰자면 그보다 훨씬 못한 존재”라고도 맹폭했다. 전날 공동선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페이스북 글에서 “‘성 상납 의혹’을 받는 대표가 선거 기간 당을 책임지는 건 국민의 지탄을 받기 쉽다”며 “적어도 선거 기간만이라도 이 대표가 스스로 직무 정지를 하겠다고 선언하는 게 아름다운 정치 아닐까”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뭇매에도 이 대표는 자진사퇴할 의사가 전혀 없어 보인다. 전날 밤 기자들에게 “제 거취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던 이 대표는 이날 같은 질문들에 즉답을 하지 않은 채 농담으로 응수하곤 했다. 그는 의원 모임에서 ‘해당 행위’ 등 표현이 나온 것을 두고는 “공식 의견인지 개인 의견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말을 너무 쉽게 하는데, 저는 말을 할 줄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니까 조심 좀 하셨으면 좋겠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최고위원들의 사퇴 여부도 이 대표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전날 김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 원내지도부 총사퇴로 향후 선출직 최고위원이 3명만 더 사퇴하면 의결정족수 미달로 ‘이준석 지도부’가 사실상 무력화된다. 당 최고위가 정상 기능을 상실한 경우 비대위원회 출범이 가능해진다. 다만 정상 기능 상실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이 대표가 대표직을 고수할 경우 강제로 끌어내릴 방도가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와 수차례 갈등을 빚은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의원들이 사퇴를 요구한다면 기꺼이 사퇴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정면충돌했던 조수진 최고위원의 자진사퇴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전날 “즉각 (사퇴한 최고위원들의) 대체 멤버를 준비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당 일각에선 이 대표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선 경선에서 윤 후보와 경쟁했던 홍준표 의원은 이날 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선거를 두 달 앞두고 당대표를 쫒아 내겠다는 발상은 대선을 포기 하자는 것”이라며 “모두 화합해서 하나가 되는 방안을 강구하고 지지율 추락의 본질적인 문제를 돌파하는 방안이나 강구 하라”고 일침을 놨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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