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처럼 김치 등 염장식품 선호하면 나트륨 저감 더 시급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는 2025년까지 나트륨 섭취량을 현재의 30%까지 줄이라고 권고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장기화로 가정간편식과 배달 음식 소비가 늘면서 현대인의 나트륨 섭취량이 급증한데 따른 경고로 보인다.
나트륨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성분이지만, 과다 섭취하면 부작용이 크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은 김치와 염장식품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 국민들과 비교할 때 나트륨 섭취량이 상대적으로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지난해 가정간편식 찌개류 제품을 대상으로 영양성분 함량을 조사해보니 하루 기준치(2000mg)보다 50% 이상 높은 나트륨 함량이 나왔다. 즉, 한 끼만으로 하루 나트륨 기준치의 절반 이상을 섭취하는 셈입니다.
사실 염장식품 이 외에도 우리 주변에는 나트륨 과다 함량의 식품이 많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냉동 만두에 포함된 나트륨 함량을 발표했는데, 일부 냉동 만두는 3∼4개(150g)만 먹어도 WHO의 하루 나트륨 권장량(2000㎎ 이하)의 35%에 달하는 703㎎의 나트륨을 섭취하게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순두부찌개 등 국물류의 가정간편식에는 하루 권장량의 50%가 넘는 나트륨이 들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2005년 5260mg으로 정점을 찍었고, 2010년 4831㎎에서 2019년 3289㎎으로 30% 넘게 줄었다. 이는 2012년 나트륨 저감화 정책의 영향이 크다.
그래도 현재 국내 성인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WHO 권고기준 2000mg의 1.6배인 3274mg에 달한다.
특히 가정간편식 소비 증가로 나트륨 섭취량도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더 강력한 나트륨 줄이기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WHO는 하루 나트륨 섭취를 1150㎎(소금 2.9g)으로 낮추면 고혈압 환자가 50% 줄어들고, 뇌졸중 사망자는 22%, 심장병 사망자는 16% 감소한다고 밝혔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비만의 발생 위험을 높이며 고혈압을 유발하고 또 뒤이어 뇌혈관 질환, 심혈관 질환, 만성 콩팥 질환의 발병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김 경우 교수는 “가공식품, 국물류 등 짠 음식엔 나트륨 성분이 많이 들어있으므로 제한하는 것이 좋겠고 채소와 과일 등의 천연 자연 식이 채소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겠다”며 “먹더라도 나트륨의 함량을 확인하시고 1일 나트륨양을 제한해서 섭취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급격한 나트륨 줄이기가 가져올 부작용도 있는 만큼 속도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극단적인 저염을 강행하면 몸의 체액 감소로 저혈압을 일으키거나 지나친 식욕 감퇴로 편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심경원 교수는 “나트륨 자체가 우리 몸속에서 여러 가지 신진대사라든지 항균 등의 다양한 작용을 하게 되는데 지나치게 제한하게 되면 체내 전해질 불균형이나 무기력감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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