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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선 그어…중국 향한 압박 동참 부담 여전

입력 : 2021-12-14 07:00:00 수정 : 2021-12-13 15: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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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더욱 깊어질 듯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사이의 대립이 첨예해지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일단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미국이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뒤 동맹국들의 동참 선언이 이어지고 있지만, 종전선언 등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무작정 이에 함께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감 있는 외교로 현 상황을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국은 물론 미국과 같은 입장에 선 우방국까지 중국을 향한 압박에 동참해 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어 문 대통령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호주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수도 캔버라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진행한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어느 나라로부터도 (보이콧에) 참여하라는 권유를 받은 바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현 단계에서는 올림픽 보이콧에는 동참할 뜻이 없다는 의지로 읽힌다.

 

미국과의 동맹이 가장 중요하기는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가 공을 들이는 종전선언, 나아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 등을 위해서는 섣불리 중국과 등을 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회견에서 "한국은 미국과 굳건한 동맹을 기반으로 삼으면서 중국과도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해 나가고 있다"고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특히나 종전선언의 진전을 위해서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도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중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이달 초 중국을 찾아 양제츠(楊潔篪)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을 만난 것도 결국은 이 같은 협력을 요청하기 위한 것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10일(현지시간) 북한의 강제 노동과 인권 탄압을 이유로 북한 중앙검찰소와 사회안전상 출신 리영길 국방상 등을 제재 대상에 올린 것도 문 대통령이 염두에 두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처음 나온 대북 제재로 북미 간 분위기가 경색될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한중 관계마저 얼어붙는다면 종전선언 가능성은 그만큼 희박해질 우려가 있다.

 

문 대통령의 이번 호주 국빈방문의 주요 목적이 핵심광물 공급망의 안정적 구축 등이지만, 외교가에서는 대중(對中) 견제와 관련해 호주가 어떤 입장을 요구할지가 관심사였다.

 

실제로 모리슨 총리는 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를 지지해주시는 점에 감사하다"면서 '한국은 유사입장국'이라는 표현으로 우회적으로 자신들과 함께해줄 것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호주는 이미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과 함께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다.

 

모리슨 총리의 발언에 문 대통령은 "오커스, 쿼드(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 협의체), 이런 문제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운용돼 나가기를 기대한다"는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한 발언이었다 하더라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반중(反中) 동맹으로서는 한국을 더욱 압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모리슨 총리가 "한반도 문제 해결이라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지만, 타협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면서 "자유와 안정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한 것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이라는 가치를 고리로 미국 중심의 안보 동맹에 동참하라는 시그널로 읽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특히 모리슨 총리는 "인도, 일본과 협력한다면 서남태평양 지역에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해 문 대통령의 부담이 가중됐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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