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미얀마 대사 교체도 보류
쿠데타로 집권한 군정 불인정

미얀마 군정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형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기습’ 사면을 단행했다.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 꼬리를 내린 모양새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국영 TV를 통해 수치 고문과 윈 민 전 대통령의 형량을 각 징역 4년에서 2년으로 감경한다고 밝혔다. 수도 네피도 모처에서 지금과 같은 가택연금 상태로 복역하게 된다고만 할 뿐 자세한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이는 이날 오후 1심 선고가 나온 지 하루도 안 돼 취해진 조치다. 두 사람은 선동 및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혐의로 나란히 기소돼 징역 4년씩을 선고받았다.
같은 날 유엔총회는 초 모 툰 주유엔 미얀마 대사의 교체 여부에 대한 결정을 미뤘다. 이에 따라 그는 당분간 임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외신들은 수치 고문 유죄 판결이 나온 지 몇 시간도 안 돼 결정이 이뤄진 데 주목했다. 미얀마 군정은 올해 2월 말 유엔총회에서 군부 쿠데타를 비판한 초 모 툰 대사를 해임했다. 이어 전직 군 사령관을 신임 대사로 임명하곤 교체를 추진해 왔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건 국제사회가 쿠데타로 문민정부를 몰아내고 정권을 장악한 군정의 정당성과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맥이 닿아 있다. 유엔총회는 같은 이유로 주유엔 아프가니스탄 대사 교체 여부 결정도 보류했다. 아프간 탈레반 정권 역시 대사 교체를 추진 중이다.
이번 유엔총회 결정에 대해 미국의소리(VOA)방송은 “국제적 인정을 받기 위한 탈레반과 미얀마 군정의 노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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