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전 빌린 채무를 갚기 위해 나선 60대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철강회사 하청업체에서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60대 남성 A씨는 최근 호남지역 신용회복위원회 현장지점을 찾았다.
A씨는 “20년 전에 빌린 4000만원을 늦게라도 갚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찾아왔다”며 “너무 늦어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A씨의 사연은 이렇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일어났던 2000년대 초, 작은 건설업체 사무직원으로 일하던 A씨는 회사 부도로 한순간에 직장을 잃게 됐다. 재취업을 위해 노력했지만 쉽사리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고 결국 두 자녀의 생계비를 위해 카드론(카드 장기대출)과 현금서비스를 이용했다.
높은 금리 탓에 대출금은 불어나기 시작했고, 빚을 내 다른 대출을 돌려막는 악순환 끝에 어느새 빚은 4000만원 가까이 늘어나고 말았다.
수년이 지나고 A씨는 현재 넉넉한 형편이 아니라도 빌린 돈은 갚아야겠다는 일념으로 미디어를 통해 알게 된 신용회복위원회를 방문했다.
A씨의 이같은 의지에도 시간이 많이 흐른 탓에 당시 대출 내역 등 관련 정보를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10년 이상의 장기연체자인 A씨는 ‘누구에게 돈을 갚아야 하는지’도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이에 신복위는 자체 채권자 변동현황 조회 시스템을 이용해 장기채무 내용을 찾아냈다. 법원의 민사사건도 검색해 금융사 3곳에 채무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워낙 장기간 돈을 갚지 않아 원금 4000만원에 연체이자를 포함해 채무는 무려 1억원에 달했고, 신복위는 장기 연체채무가 있는 경우 원금감면이 되는 채무조정제도를 소개했다.
A씨는 오랜 시간 짊어지던 마음의 짐을 덜어준 신복위 직원들에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신복위 측은 “오래된 채무에 불안하거나 마음의 부담이 있다면 방문해 탕감과 채무조정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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