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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부부, “방역택시 탔다” 거짓말… 지인은 확진 전 예배 참석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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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2-02 15:00:00 수정 : 2021-12-02 14: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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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관계자들이 2일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인천시의 한 병원 음압치료병상 출입구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옮기고 있다. 뉴스1

인천에 거주하는 목사 A(44)씨 부부와 10대 초등학생 아들, 이들의 30대 지인 B씨가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확진된 국내 첫 사례로 공식 확인되면서 지역사회 불안감이 높다. A씨 부부와 B씨가 특정 교회에서 주로 활동한 점이 공통분모로 이어져 종교시설발 대규모 전파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A씨 부부는 방역당국의 초기 역학조사에서 입국 뒤 자택으로 이동할 때 B씨 차량이 아닌 “방역택시를 탔다”고 거짓 진술을 했다.

 

2일 오전 A 목사가 소속된 인천시 미추홀구의 모 교회. 전신 방역복을 입은 미추홀구보건소 직원들이 이곳 사무국 안내를 받으며 오미크론 감염과 관련된 이들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었다. 사무국 관계자는 “밀접 또는 간접 접촉이 의심되는 목사 등 20여명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으라고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A 목사는 고려인 3세 출신으로 우리나라에 귀화해 10년가량 이 교회에서 해외 선교를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미크론 양성 판정을 받기 전인 지난달 14∼23일에도 나이지리아를 찾았고, 같은 달 24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A씨 부부는 확진 직후 격리됐지만 이들의 이동을 도운 우즈베키스탄 국적 B(38)씨는 지난달 29일 양성 판정이 나올 때까지 5일 동안 별다른 조치 없이 생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배경에는 A씨 부부가 당초 역학조사 과정에서 B씨의 존재를 숨겼기 때문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미추홀구보건소에 따르면, A씨 부부는 지난달 25일 최종 확진된 후 역학조사관이 방문했을 당시 전날 공항에서 방역택시를 타고 미추홀구 거주지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거짓 진술을 하고 B씨에게 연락을 취해 PCR 검사를 제안했다. B씨는 다음날 음성 판정이 내려졌고, 자발적 검사로 인해 자가격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이후 A씨 부부에 대한 거듭된 역학조사로 앞서 B씨와의 밀접 접촉 사실을 시인했다. 미추홀구보건소는 A씨 부부에 대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 방침을 검토 중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진자가 확인된 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마련되 검사센터에 해외 입국자가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결국 방역당국의 초기 대응 실패로 연수구에 사는 B씨는 확진되기 전 지역사회를 돌아다니며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 그와 접촉한 인원은 가족·지인·업무 관계자 등 모두 5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심지어 지난달 28일 오후에는 해당 교회에서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러시아어 예배에도 참석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당국이 확인 중이다.

 

이곳 교회는 일요일 오전에는 국내 신도를 대상으로 예배를 보고, 오후에는 러시아어를 쓰는 외국인 모임에 공간을 제공해왔다. 인근 주민들은 집단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보였다. 인근의 한 상인은 “주일이면 인천 전역에서 적지 않은 외국인들이 삼삼오오 몰려 들었다”면서 “코로나19 여파로 한동안 잠잠하더니 얼마 전부터 발길이 이어졌다”고 했다.

 

현재 B씨의 아내, 장모, 또다른 지인도 오미크론 감염 의심 사례로 분류돼 조사 중인 상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A씨 부부가 거짓 진술로 역학조사를 방해하면서 B씨가 이들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고 격리도 없었다”며 “감염병 관련 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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