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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스타’ 홍보보다 소비자 신뢰가 더 중요하다 [현장메모]

입력 : 2021-11-26 12:33:47 수정 : 2021-11-26 12: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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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레스토랑 셰프들이 가슴 졸이며 기다렸던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쉐린이 내놓는 레스토랑 평가 안내서 얘기다. 미쉐린 코리아는 25일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2’를 발표하고 한식 레스토랑 ‘가온’과 ‘라연’이 6년 연속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미쉐린은 “가온과 라연은 변함없는 팀의 헌신 덕분에 올해도 미쉐린 3스타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이드북을 펴낸 2016년 이래 한 번도 빠짐없이 3스타를 받게 된 것이다. 

 

미쉐린 가이드는 식당을 미쉐린 스타 1개~3개로 구분해 등재하는 데 1개는 ‘요리가 훌륭한 식당’, 2개는 ‘요리가 훌륭해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 3개는 ‘요리가 매우 훌륭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을 의미한다. 

 

가이드에 따르면 2스타는 ‘권숙수’(한식), ‘밍글스’(컨템퍼러리), ‘코지마’(스시), ‘주옥’(한식) 등 7곳이 받았다. 1스타는 24곳이 받았는데 ‘스시 마츠모토’(스시), ‘스시 상현’(스시), ‘윤서울’(한식), ‘코자차’(아시안), ‘하네’(스시) 등 5곳은 이번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적극 실천하는 레스토랑’을 뜻하는 그린스타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꽃, 밥에 피다’(한식)와 ‘황금콩밭’(두부) 2곳이 받았다.

 

음식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미식가들 사이에서 주로 알려졌던 미쉐린 스타의 위상도 많이 높아졌다. 미쉐린 스타를 받으면 예약이 몰리면서 매출이 늘어나는 ‘미쉐린 효과’도 크다. 

 

업계에 따르면 미쉐린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의 경우 평균 30% 이상의 매출 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레스토랑의 품격을 알리는 홍보 효과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유명 셰프들로서는 별 개수에 자존심을 걸 수밖에 없다. 

김기환 기자

하지만 평가 방식이나 평가단 등을 비공개로 하는 비밀주의 때문에 공정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유명 한식당 ‘윤가명가’를 운영하는 윤경숙 셰프는 “미쉐린 가이드 중간 관계자라고 밝힌 인물이 컨설팅 명목으로 5000만원과 비행기값을 요구했다”면서 “미쉐린의 진짜 목표는 대기업과 함께 한국 식자재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리스토란테 에오’를 운영하는 어윤권 세프도 “명확한 심사 기준을 공개하지않고 매체 권위를 이용해 마음대로 등급을 매기고 평가 제외 요청에도 운영중인 레스토랑을 낮은 등급으로 기재했다”며 미쉐린측을 모욕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식당을 찾는 소비자보다는 배달 음식에 만족하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었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식당 손님이 늘긴 했지만 당장 배달 음식 문화를 바꿔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으로 모든 정보가 공유되고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별점을 즉석에서 매기는 시대에 미쉐린 스타의 효과가 얼마나 되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국제적 수준의 파인 레스토랑의 존재 의미는 작지 않다. 요식업계의 발전과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도 미쉐린 스타급의 레스토랑이 나와야 한다. 

 

미쉐린 스타의 품격 유지는 미쉐린측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 암행 평가가 공정성을 유지해온 비결이라지만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만큼 이를 보완해 신뢰를 입증할 필요가 있다. 

 

최종적으로 미쉐린 스타의 가치를 알아보고 인정하는 것은 레스토랑을 찾는 고객이다. 이들이 믿고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미쉐린측의 평가 기준 및 공개 방식도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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