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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 기댈 언덕’ 독일마저 中에 등 돌리나

입력 : 2021-11-26 06:00:00 수정 : 2021-11-25 19: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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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새 연립정부, 메르켈과 달리 反中 노선 예고
중도좌파 성향… 12월 숄츠 총리로
신장 인권·대만 문제 등 직접 거론
美와 대중 압박에 나설 가능성 커
EU 강제노동 제품 수입 금지 지지
中과 포괄적 투자협정 비준 반대
정부 요직 거론 후보도 반중정서
“시진핑 치하의 중국 우려 더 커져”
獨 연정협상 타결 독일 새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한 주요 정당 지도자들이 24일(현지시간) 연정 협상 타결을 발표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에 나란히 서 있다. 왼쪽부터 자유민주당 크리스티안 린트너 대표, 사회민주당 올라프 숄츠 대표, 녹색당 아날레나 베어보크, 로베르트 하벡 공동대표. 원내 1당인 사민당 숄츠 대표가 새 총리를 맡게 된다.
베를린=AP연합뉴스

독일 새 연립정부가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 시절과는 다른 길을 걸을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의 구심점 독일이 중국의 인권침해와 대만 문제 등을 거론하며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커 중국·EU 관계도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독일 총선에서 승리한 중도좌파 성향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자유민주당은 24일(현지시간) 새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합의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12월 초 메르켈이 물러나고 원내 1당 사민당의 올라프 숄츠 대표가 새 총리로 선출된다.

이날 공개된 새 연정의 정책 협약 내용을 보면 신장위구르 지역 인권침해, 홍콩 인권, 대만 관련 상황 등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는 내용을 처음으로 직접 거론했다. 먼저 “인권과 국제법에 따라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인권을 앞세웠다. 이어 “민주주의적인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를 지지하고 양안(중국·대만)이 동의해야만 현 상태를 바꿀 수 있다”며 “특히 신장 지역에서 중국의 인권침해를 명확하게 다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에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회복해야 한다는 구절도 포함됐다. 요즘 중국을 거세게 압박하는 미국과 거의 똑같은 태도를 취한 셈이다.

새 연정 구성원들은 또 “중국이 주변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책임있는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한다”며 “독일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이 국제해양법에 따라 해결되도록 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EU의 제안처럼 강제노동과 관련된 제품 수입금지를 지지한다”며 ‘EU·중국 간 포괄적 투자협정(CAI)도 현재로선 비준할 수 없다”고 중국과 명확히 선을 그었다.

 

EU는 최근 회원국 대사들의 논의 끝에 신장 지역 인권침해에 연루된 중국 관리 4명과 기관 1곳 등에 대한 기존 제재 연장안에 합의했다. 회원국 장관들의 공식 승인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독일 새 정부에서 주요 자리를 차지할 인물들의 반중 정서도 강하다. 녹색당 공동대표 아날레나 베어보크와 로버트 하베크은 각각 외무장관, 부총리 후보로 거론된다. 녹색당은 중국·러시아 등에 강경한 노선을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무장관 물망에 오르는 자민당 대표 크리스티안 린드너는 메르켈의 대중국 정책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싱크탱크 로디움그룹의 EU·중국관계 전문가 노아 바킨은 “독일 새 정부 내에서 시진핑 치하의 중국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중국의 핵심 이익을 언급한 것은 중국과의 차이에 대해 더 공개적으로 말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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