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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尹·金 기싸움 끝 출범했지만 감동도 메시지도 없는 선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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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25 22:49:57 수정 : 2021-11-25 22: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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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어제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유력시되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합류는 결정짓지 못하고 선대위를 일부 가동했다. 총괄본부장과 대변인 인선은 발표했으나 선대위 사령탑은 공석으로 남겨둔 채 개문발차한 것이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그제 만찬회동을 했지만, 또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 전 위원장이 어제 “밖에서 도울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으며 ‘윤 후보 최후통첩설’ 보도와 관련해 “주접을 떨어놨던데”라고 쏘아붙일 정도로 감정의 골까지 패었다. 야권 지지자들은 실망과 우려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 사람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데는 일차적으로 김 전 위원장의 책임이 크다. 김 전 위원장은 ‘전권’을 요구하며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인사 번복을 선대위 합류의 선결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뛰어난 책사라고 해도 후보 위에 군림할 수는 없는 법이다. 윤 후보 측에서 “상왕을 모셔놓고 선거를 할 수는 없다”는 격앙된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김 전 위원장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때도 번번이 갈등을 빚었다. 결국 어정쩡하게 봉합했다가 선거가 끝난 후에는 결별 수순을 밟곤 했다.

후보로 선출된 지 20일이 넘어가는데 선대위 하나 제대로 꾸리지 못한 윤 후보의 정치력도 의문시된다. 윤 후보는 경선 캠프 시절 의지했던 서너 명의 측근에게 둘러싸여 신선한 인물을 중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정책과 비전 제시도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오죽하면 초선의원들이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청년 대변인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겠는가. 임승호 대변인이 “활력이 넘치던 신선한 엔진이 꺼져가는 느낌”이라며 “매일 선대위 명단에 오르내리는 분들의 이름이 어떤 신선함과 감동을 주고 있냐”고 비판한 것을 윤 후보는 새겨들어야 한다.

윤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선전하는 것은 본인이나 야권이 잘해서가 결코 아니다. 문재인정권에 분노하고 실망한 국민이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덕택이다. 윤 후보의 지지율은 이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턱밑까지 따라잡혔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갈등이 이어지며 ‘컨벤션효과’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사라진 탓이다. 국민의힘이 윤 후보를 중심으로 뭉쳐 감동과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내홍만 되풀이하면 국민 지지는 언제든지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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