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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질 발견 신고있어도 원인·책임 소재 규명되지 않으면 업체에 책임 묻기 어렵다”

입력 : 2021-11-25 07:00:00 수정 : 2021-11-24 18: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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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가 제시하는 보상금, 피해 소비자가 산정한 금액과 차이 큰 경우 분쟁의 불씨
연합뉴스

최근 배달받거나 매장에서 산 음식물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소비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경기도 화성에 사는 40대 여성은 지난주 유명 백화점 매장에서 산 빵 속에서 제습제 알갱이들이 발견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했다.

 

이달 초 경기도 수원에선 20대 여성이 배달받은 햄버거에서 집게벌레가 나왔다며 유명 햄버거 체인점에 항의했다가 블랙컨슈머(악성 소비자) 취급을 받자 식약처에 신고한 일도 있었다.

 

소비자 입장에선 음식물 제조·유통상의 과실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정당한 보상을 원하지만, 해당 업체는 여론을 악용한 블랙컨슈머 때문에 경계를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격화하는 경우가 많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런 경우 소비자의 법적인 보상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이물질을 발견한 소비자는 보통 해당 업체나 점포에 직접 피해 사실을 알리고 보상을 청구한다. 사과나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는 한국소비자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소비자기본법(55조)에는 소비자가 물품 등의 사용으로 인한 피해 구제를 한국소비자원에 신청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소비자원장은 피해보상에 관한 합의를 권고할 수 있고, 신청 접수 후 30일 이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해야 한다.

 

이때 소비자원에서 보상 기준으로 삼는 것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인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다. 여기에는 빵류 등 19개 업종 식료품에 대해 이물 혼입, 부패·변질, 유통기간 경과, 함량·용량 부족으로 인한 분쟁이 발생했을 때 해결기준으로 '제품교환 또 구입가 환급'이 명시돼 있다.

 

말하자면 식료품에서 이물질이 나오면 새 제품으로 바꿔주거나 구매비용을 환불해 주는 선에서 분쟁을 해결하라는 의미다.

 

물론 이물질로 인해 식중독 등 질병 피해가 발생한 경우는 해당 업체나 점포에 치료비와 일실수입(잃어버린 장래의 소득), 위자료 등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관련 소송을 제기하기도 한다. 대규모 식품 제조업체는 통상 제조물책임(PL) 보험에 가입돼 있어 피해자는 보험금으로 배상을 받게 된다.

 

문제는 소비자가 단순히 음식물 속에서 이물질을 발견한 경우나 이물질을 삼켰지만 질병 등 피해를 구체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다. 법령상으로는 정신적인 피해보상인 위자료만을 청구할 이렇다 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최지수법률사무소의 최지수 변호사는 "햄버거 속의 벌레를 삼켰다 해도 소화가 돼버려 달리 증세가 없다면 피해를 입증하긴 어렵다. 질병이 입증되면 배상금이 커지겠지만 설령 배탈이 났다 해도 벌레 때문이란 걸 입증하긴 쉽지 않다"며 "정신적 충격 등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는 있겠지만 배상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금액은 소액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바른의 백광현 변호사는 "이런 경우 보통 소송까지는 잘 가지 않는다"며 "이물질을 먹어서 피해가 생기면 다를 수 있어도 그렇지 않으면 정신적 손해만을 입증하기는 어려워 소송을 해도 위자료가 100만원을 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음식점 등 소규모 점포에선 식사 도중 음식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면 해당 음식의 식대를 받지 않거나 환불하는 선에서 분쟁을 마무리 짓는 게 관례화된 듯하다. 

 

반면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나 식음료 업체는 달리 피해가 없어도 이물질을 발견한 소비자에게 일정액(위로금)을 보상하는 경우가 많다.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일 수 있지만 분쟁을 막아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는 걸 막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때 해당 업체가 제시하는 보상금이 피해 소비자가 상정한 금액과 차이가 큰 경우 종종 분쟁의 불씨가 된다. 

 

지난주 화성에서 있었던 제습제 빵 사건을 둘러싼 분쟁도 유사한 면이 있다. 백화점 측에서 50만원의 보상금을 제시하면서 거절할 경우 보험 처리되면 보상금액이 더 줄어들 수 있다고 했으나 피해자는 사과에 진정성이 없고 보상금도 적정하지 않다고 봐 거절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런 경우 대형 업체들은 보험사가 지급할 보험금에 근거해 보상액을 책정하기도 한다. 

 

PL보험을 운용하는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다쳤거나 병원 치료를 받거나 하면 당연히 보험 처리가 가능한데 이런 경우는 말 그대로 위로금 조여서 측정이 어려운데 보통 20만~30만원선"이라고 전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이물질이 나오면 우선 원물과 영수증으로 사실관계 확인부터 한다"며 "사실관계가 맞으면 상품권 등으로 5만원에서 십수만원 정도 보상하는 게 보통인데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피해 소비자에 대한 보상 여부와는 별개로 이물질 혼입에 대한 과실이 드러난 제조업체나 조리 점포는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게 된다.

 

식품위생법 7조는 기준과 규격에 맞지 않는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은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제조·수입·가공·사용·조리·저장·소분·운반·보존 또는 진열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

 

식약처는 이에 근거해 발견된 이물질과 과실 정도에 따라 해당 식품 제조업체에는 시정명령부터 1주일~2개월 품목제조정지 및 해당 제품 폐기까지 행정처분을 내린다. 음식점이나 제과점인 경우는 시정명령이나 2~20일 영업정지 처분을 한다.

 

해당 책임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조·조리 과정에서 이물이 혼입된 것으로 판명된 경우 해당 업체나 점포의 인정 여부와 상관없이 식품위생법 7조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조·조리 식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고 해서 모든 업체나 점포가 제재를 받는 것은 아니다. 이물질 발견 신고가 있어도 원인과 책임 소재가 규명되지 않으면 업체나 점포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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