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례 운행 때 탑승객 평균 4명도 안 돼
운수 종사자는 개편 전보다 146%나 늘어
관광지 순환버스 수익, 원가대비 고작 9%
매년 예산 1000억씩 들여 업체 적자 보전
버스 업체 적자 보전을 위해 매년 예산 1000억원을 투입하는 제주 버스 준공영제가 ‘돈 먹는 하마’란 비판을 받고 있다.
24일 제주도에 따르면 2017년 8월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4년여 기간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코로나19 등 내외부 대중교통 운영 여건의 변화에 따른 버스 준공영제 성과평가와 효율적 노선 운영 조정안 등 개선방안을 찾는다.
대중교통 이용객은 개편 전인 2016년 연간 5638만명에서 2019년 6485만명으로 증가했지만 코로나19로 지난해에는 5037만명으로 감소했다. 관광지 순환버스나 읍면지선 버스는 한 차례 운행 시 이용객이 평균 4명에 그칠 정도로 저조한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제주도 대중교통 차량 현황을 보면 민영과 공영버스 등 총 14개 회사 876대가 운영 중이다. 운수 종사자는 개편 전 671명에서 개편 후 1651명으로 146.1% 증가했다.
하지만 버스 준공영제에서 지난해 기준 운송원가(1346억9000만원) 대비 수입금 비율은 28%(375억3200만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관광지순환 버스의 경우 운송원가는 25억9700만원, 수입금은 2억2700만원으로 원가대비 9% 정도다.
버스업체에 지원된 예산은 준공영제 이전인 2016년 109억원가량에서 지난해 기준 1002억원으로 증가해 ‘돈 먹는 하마’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원 기준이 되는 운송원가는 연료비와 인건비를 포함한 가동비용과, 차량대수가 기준인 보유비용을 포함하고 있어 해마다 오를 가능성이 높다.
용역 착수에 앞서 용역진이 버스 운행 실태를 분석한 결과 관광지순환 버스는 1대당 1회 운행 시 탑승객은 3.8명, 일부 읍·면지선 버스는 탑승객이 3.6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귀포시 지선 버스도 1대당 10.3명, 리무진 버스 역시 1대당 11.9명으로 저조했다.
그나마 효율성이 높은 노선버스에 속하는 제주시 지선 버스도 1대당 탑승객은 22.8명에 그쳤다.
버스 운행 거리 1㎞당 평균 이용 인원으로 분석하면 관광지순환 버스는 0.09명, 읍면지선 0.14명, 서귀포시 지선 버스는 0.49명으로 나타났다. 1㎞를 이동하는데 탑승객이 1명도 없는 셈이다.
용역진은 이용객 수 대비 버스 운행 대수가 과다하다며 이용객당 재정지원금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등과 비교하면 버스 이용객당 재정지원금은 전체 평균보다 1.91배나 높았다. 아울러 환승 비율 역시 20.6%에 불과해 노선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준공영제 이후 운영비 증가 구조 등 현재 제기된 다양한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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